<창간20주년특집>새로운20년-미래 20년, 기술 20년

 21세기, 가깝게는 향후 20년 동안 인류를 변화시킬 미래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재의 기술 발전추세를 본다면 21세기 초반을 주도할 기술분야로는 이미 상용화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모바일과 차세대 플랫폼을 비롯해서 상용화단계 직전까지 와 있는 나노기술(NT)·생명기술(BT)·기술융합분야 등이 꼽힌다. 여기에다 양자컴퓨터, 생체칩 기술 등 휴먼인터페이스 분야가 차차세대를 기대하며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분야에서는 10∼20년 뒤 현재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완벽한 형태로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20년을 주도할 기술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플랫폼 분야=P2P가 유무선 인터넷 플랫폼의 중요 키워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P2P(Peer to Peer)는 개인과 개인 사이에 서버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간 직접 데이터 교환을 통해 이를 공유하게 해주는 모델이다. P2P는 클라이언트서버 구조에서 서버를 아예 없애거나 클라이언트의 역할을 강화한 컴퓨팅 모델이다. 사용자들은 서버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일대일의 관계에서 각자 자신의 PC에 보관하고 있는 데이터를 공유한다. 미래에는 이를 통해 개인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리드 컴퓨팅도 인터넷을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드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수억대의 컴퓨터 장비를 인터넷을 통해 하나로 묶어 전산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리드는 지리적으로 분산된 고성능 컴퓨터를 비롯해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애플리케이션 등 IT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이퍼텍스트 형태의 단일 자원만을 공유하는 월드와이드웹(WWW)과 구별된다.

 ◇NT 분야=NT의 발달도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물질과 기기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나노제품이 실제 인류생활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값싸고, 대량으로, 고속으로 제조할 수 있는 제조공정과 각 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장비개발이 필수적이다. 나노와 이런 공정의 결합이 나노메카트로닉스다.

 나노환경에너지기술은 향후 재생에너지 산업의 육성 차원을 떠나서 지구와 인류와의 관계를 재정립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에너지 산업은 석탄·석유 등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지 기술이 발달되 반영구적인 에너지를 확보할 전망이다. 음료캔 정도 크기의 전지에 많은 에너지를 저장해 각종 전자제품과 전기 자동차 등에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뿐 아니라 광전지 기능 합성섬유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섬유는 빛을 보면 전기를 발생하는 것으로 휴대형기기, 특히 휴대형 컴퓨터 등의 에너지 자원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기술융합 분야=인터넷을 통해 단일한 비즈니스 또는 다수의 비즈니스 업체간의 기존 컴퓨팅 시스템 프로그램을 결합시키는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해 일련의 모든 비즈니스 활동을 가능케 하는 웹서비스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물질공간과 전자공간이 최적 상태로 결합된 제3공간을 창조하는 유비쿼터스 개념은 20년 뒤 광범위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초소형정밀기기(MEMS)는 냉장고·에어컨·전기히터·세탁기·보일러·욕조·형광등·감시장치 등 전기기기는 물론, 심지어 인체속에도 심어져 컴퓨팅 및 네트워킹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임베디드시스템도 각광받게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실시간 운용체계(OS) 등을 조합한 전자제어시스템은 자동차·컴퓨터·가전기기 등에 필요한 특정 용도의 센서나 칩에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바코드도 진화된다. 기존의 바코드 기능을 뛰어넘어 사물의 위치나 정보내용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무선으로 정보를 저장, 입출력·공유할 수 있는 무선ID-태그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기술(IT)·BT·NT 등의 기술이 융합될 전망이다. 칩 센서, 바이오 칩, 나노바이오센서, 바이오 마이크로머신(BioMEMS), 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바이오 칩은 생물학적 마이크로 칩으로서 유전자 결함이나 반응양상, 미세한 신경자극 등을 분석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다.

 ◇BT=융합기술을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분야가 BT다. 실리콘으로 대표되는 전자공학기술과 접목돼 재료·화학·생명공학 분야에서 다양한 도전을 간능하게 할 수 있는 나노바이오기술(NBT)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는 인간의 장기·피부·조직 등을 인공적으로 배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인간 자체를 배양할 수 있어 불치병 극복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조직공학이라고 부른다. 조직공학은 의료분야뿐 아니라 식품·의류 등 산업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허리띠·지갑·안경 등도 건강검진 도구로 활용된다. 각 악세서리에 있는 센서들이 몸 상태를 모니터해 분석하고 알려준다. 위험 상황이 오면 경고해주고 주치의와 연락해 원격 진료를 받게 해준다.

 ◇홈네트워크 분야=가정의 모든 디지털 가전기기들이 네트워킹된다. 현재 유선으로 일부 연결돼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선화된 환경에서 엮이게 된다. 별도로 움직이던 가전기기들이 통합되는 것이다. 이같은 홈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터넷 정보검색·영상통신·멀티미디어콘텐츠 검색과 감상이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인 홈디지털서비스(HDS)가 등장한다.

 컴퓨터 디지털 신호방식이 모든 가전기기에 접목돼 침실·거실·주방 등에 있는 컴퓨터·디지털TV·냉장고·세탁기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기존의 광대역 유무선 서비스를 통합해 연동함으로써 가정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가정에도 서버를 갖게 된다. 홈서버는 댁내 네트워크화의 중추를 맡게 되는 곳. 가정내 각종 정보와 영상 콘텐츠를 한 곳에 모아 이를 컴퓨터 관련기기나 정보화 가전 제품에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홈네트워크 포털은 가전제품과 전등·커튼·가스밸브·방문자 확인 등 집안의 모든 기기를 인터넷으로 접속해 원격 제어·관리하는 종합 사이트다. 홈네트워크 포털은 홈네트워크 지원 기능을 갖춘 정보가전기기 사용자에게 원격무선 네트워크제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선랜과 블루투스도 선 없는 가정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무선랜은 집안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컴퓨터·프린터·헤드폰·카메라·오디오세트·텔레비전·이동전화 등을 무선으로 연결시킨다.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각종 기기들간 자동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으며 적외선 통신, 고주파 방식 등도 각광을 받고 있다.

 ◇모바일 환경=현재 음성전화 기능이 대부분인 이동전화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제어기기로 부상하게 된다. 현재 부가서비스 수준인 무선인터넷이 유선인터넷과 통합되면서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휴대형 기기는 음성 전달이라는 기본적인 기능과 함께 가정내 기기를 원격 제어하게 된다. 직장에서 댁내의 에어컨을 조작하며 전자밥솥으로 밥을 하고 영상을 통해 침입자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동중에 댁내에 있는 PC를 켜고 파일을 꺼내서 수정할 수도 있게 된다. 수정된 파일을 e메일을 통해 외부로 보낼 수도 있다.

 이동전화는 홈네트워킹의 원격조정기 역할뿐 아니라 경제 생활의 수단이 될 전망이다. 이동전화 후면의 가입자 정보칩에는 신용카드·전자화폐 등이 포함된다. 이동전화만 있으면 각종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유무선인터넷상의 전자 물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이동전화 기기는 이동형 TV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소형 액정이지만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애 이동중에도 화려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위치추적서비스도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을 활용해 정밀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종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BT와 접목해 실종자 등의 신체 상태도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위치추적기술과 텔레매틱스가 접목돼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치와 목적지 위치가 자동으로 찾아지며 자동차는 무인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 기술이 응용되면 길이 막히는 일도 없어지며 교통사고도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민주주의 형태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현된다. 각종 행정정보를 이동전화로 받을 수 있으며 의사결정 과정에 수시로 참여해 의견을 반영할 수도 있다. 행정전산망에 들어가 자신이 필요한 서류를 신청하고 그 자리에서 받아볼 수도 있다.

 이같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단말기도 현재와는 크게 다른 형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유력한 것은 시계형 단말기다. 조그만 단말기에 대부분의 기능이 포함된다. 또한 소비자들이 원하는 형태로 디자인된 맞춤형 단말기도 등장한다. 기능도 맞춤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먼인터페이스=각종 첨단 기술을 일반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인터페이스가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음성인식이 본격화된다. 현재도 일부 상용화됐으나 아직 정밀하지 못하다. 앞으로는 개인화된 음색을 철저하게 분석한 음성인식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각장애인 등도 각종 전자기기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컴퓨터 문자를 자연어로 번역해 읽어준다. 기계음이 아니라 실제 목소리를 전송함으로써 인터넷을 통하더라도 정감있는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게 된다.

 네트워크 접속이 용이하도록 입는 컴퓨터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어러블 PC는 사람이 옷을 입듯이 컴퓨터를 착용하는 것. 이 PC를 입고 사이버상에서 군사·체육 등의 훈련이 가능해질 것이다.

 섬유조직을 전기신호가 흐르는 회로로 이용해 제작한 전자섬유도 선보일 전망이다. 섬유를 통해 각종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산업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컴퓨터와 대화하는 시대도 올 전망이다. 인공지능이 발달하게 되면 추론능력, 지각능력 등을 갖춘 컴퓨터가 등장한다. 컴퓨터는 스스로 학습하고 인간과 친구가 될 수 있게 된다. 영화속에서처럼 컴퓨터와 대화하고 정보를 나누는 시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소비자 친화 단계를 넘어 휴먼인터페이스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휴먼인터페이스란 사람의 인지기능, 추론 및 사고기능, 행동능력을 대신 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드는 것과 관련한 기술이다. 전자기술·소프트웨어기술·기계기술 등을 활용해 인간과 흡사한 기계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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