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웅장함을 접하며 겸손을 배웠습니다.”
오는 14일 더존디지털웨어의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할 예정인 김재민 사장(50)이 두 달간의 히말라야 여행에서 ‘겸손’을 품에 안고 돌아왔다. 그의 겸손은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경영자’의 모습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지난 78년 한국IBM의 시스템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주)마이크로소프트, 한국유니시스의 한국지사장을 역임한 인물. 그가 IT산업계에서 쌓아온 이력의 무게에 비춰 벤처기업인 더존디지털웨어에 새 둥지를 마련한다는 사실이 세간의 화제가 될 정도였다.
그런 김 사장이 고행에 가까운 히말라야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경영자로 거듭 날 채비를 마쳤다.
김 사장은 자신의 변신에 대해 “행성(다국적 기업의 지사)의 영업대표에서 소우주(더존디지털웨어)의 경영자로 다시 태어나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기업의 한국지사장으로서 영업만 잘 하면 만사형통이었지만 더존디지털웨어에서는 관리·투자·기술개발 등 전천후 능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개인적으로 한국기업에서 일을 해보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었다”며 “더존디지털웨어를 우량기업으로 도약시키려는 목표에서 ‘흥분’과 ‘재미’를 느낀다”고 표현했다. 더존디지털웨어가 세무·회계 분야로 특화시킨 경영정보솔루션을 발판으로 삼아 30만여 고객을 확보하는 등 기술과 시장기반이 튼튼해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예전에 접해보지 못한 임직원들의 벤처정신에 한껏 고무돼 있다.
김 사장은 더존디지털웨어가 추진중인 뉴소프트기술과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여긴다. 우선 두 회사의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직의 체질개선작업을 서두른 후 중국·일본·동남아에 전사적자원관리(ERP)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임직원들에게 3, 4년 후의 회사 비전을 제시하고 연구개발을 독려함으로써 더존디지털웨어를 ‘아시아 최고의 ERP기업’으로 탄생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더존디지털웨어로서도 김재민 사장이 새로운 출발점이다. 김택진 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이어져온 벤처기업의 한계를 벗고 우량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 단추가 김재민 사장인 것.
김 사장은 다국적 기업의 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에 대한 본사의 투자지표가 중국과 일본에 뒤질 뿐 아니라 매출 현황이 좋아도 임직원들에게 특별한 보상을 해줄 수 없었던 것을 아쉬워했다. 그만큼 다국적 기업의 풍토가 전문경영인으로서 어려움이 많았다는 얘기다.
그가 더존디지털웨어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글=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사진=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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