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인터넷 사용자들은 가상공간에서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돼야 한다는 원칙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있으나 9·11 이후 대다수의 미국인 네티즌들은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정보의 유통을 정부가 차단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터넷 분석기관 퓨 인터넷·미국생활 프로젝트는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9·11 이후 대다수 네티즌이 이처럼 인식의 변화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e메일을 통한 가족·친지간 접촉을 강화하고 뉴스 사이트에 대한 접속 빈도를 늘리는 등 인터넷 사용 행태도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성인 2501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보고서에 따르면 69%의 응답자들은 “일반 대중의 정보 접근이 막히더라도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정보는 정부가 차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 정부가 “화학공장과 그 생산품목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힌 응답자의 60%, “핵 발전소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응답자의 55%가 “정부가 테러리스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내용들은 인터넷에서 삭제돼야 한다”는 반응을 보여 정보공개에 대한 신념이 강한 네티즌도 테러차단을 위한 정보통제에는 상당수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가 인터넷 사용을 감시할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찬성 45%, 반대 47% 등으로 의견이 팽팽히 엇갈렸으며 e메일과 온라인상의 활동에 대한 정부 감시에는 대다수가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한편 이 연구기관이 각 분야의 인터넷 사이트 247개를 대상으로 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테러공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사이트가 63%, 희생자들에 대해 기부할 수 있도록 한 사이트가 36%,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들이나 구호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사이트가 26%에 달하는 등 많은 사이트가 9·11 이후 발빠른 변신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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