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X박스` 국내 전담유통업체 내정 비디오게임기시장 진출 `잰걸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콘솔게임기 ‘X박스’의 11월 출시를 앞두고 국내 판매를 전담할 유통사 선정에 들어가 소니가 주도한 비디오게임기시장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는 최근 X박스 국내 유통사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SK를 비롯해 게임업체인 한빛소프트·세고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심사를 한 결과, 그동안 게임사업과는 전혀 무관한 S사를 내정하고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정된 S사는 게임사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국내 굴지의 여행업체이며 자회사로 정보통신업체 등을 두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측과 접촉했던 업계의 한 관계자는 “MS는 그동안 X박스 국내 판매를 희망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신뢰도 및 사회공헌도 등을 은밀히 조사한 결과, 그동안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던 S사를 국내 유통사로 내정해 발표시기만을 남겨 놓았다는 마이크로소프트 측의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같이 갈 수 있는 업체를 X박스의 유통업체로 선정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본사 차원에서 공식적인 발표를 하기 전까지 어떠한 이야기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동안 초미의 관심을 끌었던 X박스 국내 유통사가 내정된 것은 그만큼 X박스의 국내시장 진출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는 점으로 풀이된다. MS는 지난 7월, 이르면 11월께 X박스를 한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며 출시일정이 확정되는 시점에 유통사업자도 함께 발표한다고 밝혔다.

　◇유통사 선정 배경=MS가 X박스에 대한 국내 유통사로 SK글로벌·다이넥스·한빛소프트·세고엔터테인먼트 등 그동안 치열한 유통권 확보 경쟁을 벌여온 업체들과는 달리 게임사업의 경험이 없는 S사를 내정한 것은 MS만의 독특한 기업문화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다.

　S사는 게임과는 거리가 있는 기업이지만 그동안 다른 제품에 대한 디스트리뷰터로서 MS 제품을 취급해본 경험이 있는데다 사회공헌도도 높다는 점이 결정적인 선정 조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S사의 경우 그동안 MS 제품에 대한 한국 디스트리뷰터 역할을 해온 기업으로 최고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경력이 있는데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투자도 단행하는 등 사회공헌도가 높은 것으로 인정돼 이번에 국내 유통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전망=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소니의 PS2에 대한 국내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S사가 MS의 X박스에 대한 국내 유통사로 내정됨에 따라 국내 비디오콘솔게임기시장을 둘러싼 소니와 MS간 경쟁은 이들 양사가 대립하는 구도로 진행되게 됐다.

　MS와 소니는 지난 5월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X박스와 PS2의 가격을 100달러씩 인하하는 등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데다 그동안 시장성 문제로 진출시기를 늦춰온 국내 시장에서도 최근 들어 PS2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는 등 비디오콘솔게임기시장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 국내시장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 뻔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에 X박스 유통사로 내정된 S사의 경우 MS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PS2에 맞서 다양한 판촉전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펼쳐질 이들 업체간 판매경쟁이 볼만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