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달의 우수게임에 출품된 작품수는 지난달에 비해 한 편 늘어난 10편. 이중 9편은 업소용·모바일 부문에 출품돼 이 부문 경쟁이 여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번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업소용·모바일 부문 이달의 우수상을 거머쥔 작품은 모바일게임인 마나스톤의 ‘타워오브바벨’. 저주받은 세상을 구하기 위해 무서운 괴물을 물리치며 복잡한 미로로 구성된 바벨탑을 오르는 이 게임은 휴대폰이라는 한정된 개발환경을 극복한 기술집약적 게임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존 모바일게임이 턴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게임플레이 시간이 4, 5시간으로 짧은 데 반해 이 게임은 실시간 전투 시스템을 구현하고 평균 40시간 이상 소요되는 방대한 맵을 제공한다. 또 쿼터뷰 방식의 화면, 미니맵과 인벤토리, 도움말 기능 등은 PC게임의 인터페이스를 방불케 한다.
<개발업체는... 마나스톤>
서울 역삼동 벤처타운에 자리잡은 마나스톤 사무실은 조금 큰 원룸을 연상케 한다. 사무실 바닥에 장판이 깔려 있어 신발을 벗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크지 않은 사무실에 모여 앉아 게임개발에 열중인 직원들의 모습도 마치 가족이나 친한 친구를 떠올리게 했다.
지금이야 모바일게임 성장성에 대한 높은 기대감 때문에 수백 개의 모바일게임 개발업체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지만 2, 3년 전만 해도 모바일게임 개발업체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그중 하나가 마나스톤이다. 2000년 4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마나스톤은 컴투스·오픈타운 등과 함께 국산 모바일게임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이 회사가 2000년 9월에 출시한 WAP 방식의 ‘모바일 삼국지’는 모바일게임 최초로 동호회가 결성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LG텔레콤·KTF 등에서 게임분야 1위에 기록되기도 했다. 모바일게임으로서는 드물게 월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면서 이 게임은 마나스톤이 성장하는 자금조달 역할(캐시카우)을 톡톡히 해냈다.
국내 모바일게임 선두업체로 활약하던 마나스톤이 2001년 시장변화로 잠시 주춤하게 된다. 모바일게임이 WAP 방식에서 다운로드 방식으로 변했고 특히 마나스톤이 주력으로 선택한 자바기반 게임은 국내 최대 가입자수를 자랑하는 SK텔레콤 게임서비스 방식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도 마나스톤은 자바기반 다운로드 게임 개발을 멈추지 않는다.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전세계 다운로드 방식 모바일게임시장의 80∼90%가 자바기반일 정도로 자바기반은 세계 표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마나스톤의 제2도약 키워드는 수출이다. 마나스톤은 30종이 넘는 다양한 자바게임으로 라인업을 구성해놓고 유럽·중국 등 드넓은 세계시장 진출 준비를 마친 상태다. SK텔레콤도 지난해말부터 SK-VM이라는 자반기반 서비스에 들어가 국내 시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김인철 마나스톤 인터뷰>
“이달의 우수게임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게임 자체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에 개발자로서 기쁨은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수상소식을 전해 들은 김인철 사장(33)은 그동안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느라 한시도 놓을 수 없었던 긴장을 풀어버리고 활짝 웃었다. 게임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되지 못해 못내 아쉬웠던 터이기에 기쁨은 두 배가 됐다.
김 사장이 회사를 설립한 것은 2000년 4월. 99년 벤처붐을 타고 대기업에서 벤처기업으로 옮겼다가 창업했다. 모바일 게임이 유망하다는 것은 모 텔레콤에 다니던 김 사장 친구의 의견이었는데 이를 직접 실행에 옮긴 것은 김 사장이었다. 이후 친구도 마나스톤에 합류하게 됐다.
김 사장이 모바일게임 개발에 매력을 느낀 것은 불법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데다 과금 등의 복잡한 문제에 크게 신경을 안써도 되기 때문이다. 우수한 게임개발 자체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다는 김 사장의 의지는 다부지다.
“고스톱·포카 등 도박류 게임이나 갤러그·테트리스 등 라이선스 비용이 드는 외산 게임은 개발하지 않겠다는 게 제 소신입니다. 순수·토종·창작 게임으로 승부수를 던지겠습니다.”
- 대표자 이력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 졸업(93)
LG전자연구소 사원(95∼98)
퓨쳐시스템 대리(98∼2000)
마나스톤 대표(2000∼현재)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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