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질 합금은 액체처럼 불규칙한(비정질) 원자구조를 지닌 합금(amorphous alloy)을 뜻한다. 이 비정질 합금은 분자단위까지 관찰해도 결정구조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금속소재보다 강성이 뛰어나지만 가공성이 떨어져 과거에는 분말이나 얇은 리본형태로만 제품성형이 가능했다. 그러나 90년대 적당한 열을 가하면 플라스틱처럼 자유로운 성형이 가능한 비정질 합금 제조법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산업용 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보통 지르코늄에 티타늄·니켈·구리 등을 섞어서 만드는 신종 비정질 합금은 표면이 액체처럼 매끄러워 리퀴드메탈(액체금속)로 불리기도 한다. 주조공법으로 부품을 만들 경우 비정질 합금은 복잡한 형태도 성형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후가공이 최소로 줄기 때문에 일반금속부품보다 생산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이미 국내에서도 비정질 합금을 이용한 휴대폰·PDA 등 정보통신기기의 외장부품 양산이 시작됐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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