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의 스토리지영역네트워크(SAN) 시장을 겨냥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에 따르면 시스코는 앤디아모와 공동 개발한 SAN솔루션(모델명 MDS9000)을 공개한 데 이어 앤디아모를 완전 인수키로 했다.본지 8월 21일자 17면 참조
인수금액은 25억달러로 주식교환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앤디아모는 시스코의 스토리지테크놀로지그룹 산하에 놓인다.
이로써 시스코는 SAN 시장 공략 발판을 한층 더 다지게 됐다.
신제품은 광채널은 물론 IP기반 광채널, iSCSI를 지원하고 있어 인터넷과 연동성이 뛰어나다. 이 제품은 특히 개방형 API 기능을 갖고 있어 다른 SAN관리 및 네트워크 시스템 관리 소프트웨어와 통합이 용이하다.
신제품은 이르면 올 하반기 첫 제품이 선보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풀 라인업이 갖춰진다. 시스코는 이 제품을 통신업체 스프린트의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가격은 3만달러로 책정됐다.
업계에서는 시스코의 참여로 10억달러 규모의 SAN시장에 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시장은 현재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데이터 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의 최강자는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스시스템스. SAN스위치 시장의 60%, 광채널 패브릭 스위치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Q로직·맥데이터 등이 뒤를 쫓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시스코는 그동안 SAN 시장을 호시탐탐 노려왔다. “스토리지 시장이 회사의 성장기회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될 것”이라든가 “우리는 SAN 시장에서 잠재적인 1, 2위 업체”라는 시스코의 존 체임버스 최고경영자(CEO)의 말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시스코가 네트워킹 장비 부문에서 보유한 기술력으로 충분히 SAN 관련 기술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SAN업계에서는 브로케이드가 시장선두 자리를 쉽게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16개 주요 SAN기술 표준 중 13개를 보유하고 있는 등 기술력도 만만치 않거니와 순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3000만달러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하는 등 시장에 들이는 노력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브로케이드는 컴팩·델·EMC·HP·IBM·NCR·NEC·유니시스 등을 채널로 확보하고 있고 컴퓨터어소시에이츠·히타치데이터시스템스·JNI·LSI로직·스토리지네트웍스·베리타스·티볼리와 협력관계에 있는 등 시장지배력도 뛰어나다.
그동안 브로케이드는 자신들을 ‘SAN 시장의 시스코’라 칭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텃밭에서 자신들이 존경해 마지 않던(?) 시스코와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원조의 힘’을 실감할지, ‘청출어람’을 실감하게 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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