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토리지 시장에 경쟁사의 제품도 관리·유지할 수 있는 소위 ‘연동’(Interoperability)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하드웨어 스토리지를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의 핵심 프로그램인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경쟁사간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기종 스토리지간 공유 바람은 내년부터 쏟아져 나올 표준 규격의 스토리지 제품을 앞두고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출시 수량면에서 세계최대 스토리지업체인 휴렛패커드(HP)는 IBM과 제휴, 양사의 스토리지 API를 개방해 정보를 공유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HP측은 경쟁사 스토리지를 포함, 산술적으로는 전세계에 산재한 스토리지 중 80% 정도를 자사의 소프트웨어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됐는데 이 회사 부사장 마크 소렌손은 “앞으로 이 비중을 점차 넓혀나갈 것이며 한달내에 또 다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또 다른 스토리지업체와도 정보 공유를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HP-IBM 스토리지 협력=양사는 이날 HP의 스토리지 관리 소프트웨어인 ‘오픈뷰’를 IBM의 스토리지인 ‘토털스토리지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서버’(코드명 샤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선언했다. 또 반대로 IBM의 스토리지 소프트웨어를 HP의 스토리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제휴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HP는 한달전에도 최대 스토리지 업체인 EMC와도 스토리지 정보 공유에 관한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이기종 시스템간 보다 나은 연동성을 위한 HP와 IBM의 이번 스토리지 동맹은 내년부터 잇달아 선보일 표준형의 스토리지 제품 출시를 앞두고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IBM의 브라이언 트러스코우스키 스토리지 시스템 그룹 최고기술책임자는 “스토리지 연동은 고객(기업)들이 가장 중요시하며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라며 이기종간의 연동 중요성을 강조했다.
◇표준 스토리지 바람도 거세=스토리지 연동 바람과 더불어 내년부터는 스토리지 표준인 블루핀 및 CIM(Common Information Model)을 적용한 제품이 잇달아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HP와 IBM의 이번 협력도 양사가 표준 스토리지를 받아들이기 위한 전단계로 보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경우 표준 스토리지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데 이미 최근에 CIM을 적용한 제품을 발표해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또 스토리지 시장 거인인 EMC도 표준 스토리지 확산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데 자사와 경쟁하고 있는 스토리지를 관리하기 위해 ‘와이드스카이’라 불리는 소프트웨어기반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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