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C산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수년간 준비해온 태블릿PC, 스마트디스플레이포윈도(미라), 프리스타일, 스마트폰 등이 오는 가을이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포스트PC가 세계 PC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포스트PC산업 육성에 4년간 500억원을 지원하는 청사진을 마려해두고 있다. 포스트PC가 과연 국내 업계가 처한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포스트PC로 전환되는 상황변화를 국내 PC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반드시 삼아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포스트PC는 기존 PC 기술뿐 아니라 통신·가전 기술이 융합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통신인프라와 CDMA 통신기술, 40여년간 쌓아온 가전 기술, 핵심 디바이스 기술을 지니고 있습니다. 포스트PC 산업의 성공 가능성은 어느 분야보다 높습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한국이 비록 핵심 소프트웨어기술에서는 뒤지지만 제조기술에서 만큼은 잠재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PC업체들은 현재 포스트PC 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PC업체들의 대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일정에 맞춰 다양한 포스트PC를 출시할 준비를 마친 상태며 대만 업체들은 이들 업체의 수주를 따내기 위해 관련 제품개발에 한창이다.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 등 국내 대기업들도 포스트PC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프리스타일·태블릿PC·미라·스마트폰 등을 PC사업부·디스플레이사업부·무선통신사업부 등이 개발중이며 LG전자는 태블릿PC와 미라를, 삼보컴퓨터는 미라를 준비중이다.
“포스트PC 분야는 현재 미국·일본·대만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브랜드와 마케팅에서, 일본은 브랜드와 제조에서, 그리고 대만은 제조기지에서 한국을 앞서가고 있습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김시연 이사는 대기업 중심으로 추진되는 한국의 포스트PC 산업은 대만에 비해서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부족, 기존 PC산업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가전·통신·무선인터넷 등 기존 산업과 적절한 시너지 효과만 창출한다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게 업계 및 전문가들의 견해다.
LG경제연구소의 나준호 연구원은 “소니가 자사 노트북PC에 TV 등 가전기능을 접목, 미국 소비자(리테일)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며 “국내 업체들도 우리가 지닌 강점을 활용한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프리스타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굳게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TV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네트워킹 기능이 결합된 프리스타일의 경우 가전·통신·PC기술이 망라되기 때문에 전세계 PC업체 중 이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라며 “삼성전자는 앞으로 가전이나 통신기능을 접목한 포스트PC 제품에 승부를 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PC에 기반한 PDA에서는 대만 등에 뒤지고 있지만 휴대폰과 접목된 스마트폰·인터넷TV·디지털TV 등에서는 이미 경쟁국을 앞서가고 있다.
국내 PC업계 관계자들은 “선투자가 요구되는 포스트PC 산업에서 일정기간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경영층의 적극적인 의지와 기존 산업과의 시너지만 제대로 활용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이재명 “AI 투자 위한 추경 편성하자…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
2
美 필리델피아서 의료수송기 번화가 추락...사상자 다수
-
3
“너무 거절했나”... 알박기 실패한 中 할아버지의 후회
-
4
SK온, 3사 합병 완료…“글로벌 배터리·트레이딩 회사 도약”
-
5
수출 16개월 만에 꺾였다…조업일 감소로 1월 10.3%↓
-
6
유출된 아이폰17 에어 후면 패널 보니… “카메라홀은 하나”
-
7
올가을 출시 아이폰17… '루머의 루머의 루머'
-
8
적대적 M&A' 무력화한 고려아연 상호주…법조계 “묘수 가능성 커”
-
9
오픈AI, 추론 소형 모델 'o3 미니' 출시… AI 경쟁 가열
-
10
화성시, 19.8MW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상업운전 돌입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