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눈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로봇의 능동시각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로보트연구실(연구책임자 정명진 교수)은 지난 99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자율주행 이동로봇을 위한 액티브 헤드-아이시스템의 구현’ 과제를 통해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가 상하좌우 회전운동을 하면서 사물을 3차원으로 인식하고 추적할 수 있는 능동시각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그동안 로봇의 헤드부분에 2개의 카메라를 장착해 사물을 3차원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긴 했지만 로봇이 인식할 수 있는 특정표식 없이 스스로 물체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된 능동시각시스템은 이동하는 로봇이 주위 환경의 형태를 3차원으로 인식할 수 있으며 로봇 스스로 주위의 사물을 판별,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 로봇이 임의의 물체를 추적할 수 있도록 카메라의 위치를 변경하거나 회전시킬 수도 있다. 인간의 안구처럼 생긴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는 전후좌우 120∼150도까지, 목부분은 상하 90도, 좌우 180도로 움직일 수 있다. 눈동자의 움직임 속도는 초당 4.6바퀴를 돌릴 수 있는 1665°/sec 회전이 가능하고 민감도를 나타내는 인코더 센서는 0.012도까지 반응해 기존 기술에 비해 사물을 빠르면서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특히 인간의 형태와 유사한 휴머노이드 로봇에 탑재할 수 있도록 소형으로 정밀하게 제작됐으며 적절한 시선 변경과 기본적인 이미지 처리가 가능한 하위제어 알고리듬을 연구진이 직접 설계했다. 또 일반 CPU보다 연산처리속도가 빠른 DSP보드와 카메라간 RS-232C통신 기능을 갖고 있으며 초당 30개의 영상프레임까지 처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눈썹에 해당하는 로봇 카메라의 위쪽에 LED판을 채택, 화가 나면 눈썹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발광시스템도 자체 개발했다.
정명진 교수는 “이 능동시각시스템은 망막에서 대뇌의 시각피질까지 이미지가 전달되는 경로를 거쳐 사물을 지각하는 인간의 시각시스템을 모사한 것”이라며 “휴머노이드로 가는 전 단계인 로봇 시스템 일부가 개발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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