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사이언스>(32)보톡스

 ‘독으로 병을 고친다.’

 19세기 초 독일에서 식중독으로 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대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썩은 소시지나 통조림에서 유래하는 ‘보툴리눔 독소(보톡스)’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보톡스는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끔찍한 참사가 있은 후 1세기가 지나서 보톡스는 근육마비나 주름살 제거용 치료제로 주목받으며 화려하게 변신한다.

 지난 73년 미국의 안과의사 엘런 스콧은 원숭이를 통한 실험에서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된 것을 보톡스로 완화시킬 수 있는 것을 알아냈다.

 80년대 들어 보톡스는 눈꺼풀 경련과 목 근육의 과도한 수축으로 목이 한 쪽으로 기울어져 나타나는 ‘사경’, 소아마비 환자의 강직된 근육 등 근육의 과도한 수축을 푸는 데 사용되기 시작해 독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시대의 막을 올렸다.

 보톡스는 토양에 사는 미생물인 클로스트리듐 보톨리눔이 만들어내는 독소다. 보톡스는 정제된 1g으로도 수백명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엄청난 독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극미량을 국소적으로 근육 부위에 주사하면 신경마비 작용으로 근육의 수축을 억제하고 경련을 멈추게 해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지난 89년 보톡스를 신경질환 치료용으로 승인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성형수술용으로 공식승인, 보톡스를 이용한 다양한 치료가 공식화됐다.

 최근 보톡스는 눈꺼풀 경련은 물론 주름 제거, 씹는 근육인 저작근 위축을 통한 사각턱 교정, 강직된 성대 근육으로 인한 발음장애 교정 등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보톡스의 원리는 눈가나 미간·이마 등의 주름을 만드는 얼굴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피부를 팽팽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효과로 마돈나·마이클 잭슨·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유명 연예인이 보톡스 주사를 맞으며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보톡스를 여러 번 주사하면 인체 내 보톡스에 대한 항체가 생겨 효과가 떨어진다. 또 효과가 1년에서 2년 반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특히 보톡스 독소로 인해 오히려 안면마비가 생겨 표정을 지을 수 없거나 웃어도 눈가에 주름이 잡히지 않아 표정이 어색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보톡스는 최근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인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독소 A형을 다량 분비하는 균주를 순수배양하고 독소를 고순도로 정제하는 데 성공, 국산화 시대를 열었다.

 이 회사는 A형 주사제를 계속 투여할 경우 항체가 형성돼 주사의 효과가 낮아지는 단점이 있어 혈청학적으로 다른 B·E형 주사제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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