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업]폴리픽스

 ‘해외 음성데이터통합(VoIP)망 시장을 잡아라.’

 최근 프랑스 텔레콤디벨러프먼트(Telecom Developpement http://www.telecom-dev.fr)사와 15만달러 규모의 솔루션 판매 계약을 따낸 폴리픽스(대표 김재훈 http://www.polypix.com)의 ‘생존전략’이다.

 스페인시장 진출을 계기로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등 해외시장 진출에만 전념해 온 폴리픽스는 국내 업계에서 외국계 업체로 오인받는 숨은 실력자다.

 국내 벤처 1세대로 92년 창인시스템을 설립한 후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사업 실패를 경험했던 김재훈 사장(39)은 98년 폴리픽스를 다시 세우면서 협소한 국내시장을 박차고 일찌감치 해외 진출을 결심하고 교두보 확보에 나섰다. VoIP시장의 기술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생겨난 수많은 동종 업체와 무분별한 경쟁을 하느니,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발상전환이 진출의 ‘추진력’이 됐다.

 얼마전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로부터 프로젝트 수주와 함께 200만달러의 투자유치를 받아낸 것도 수년간 해외 진출 노력에서 얻은 인내와 끈기의 ‘결실’이다.

 김 사장은 “30여명의 회사 구성원들은 도전(Challenge), 변화(Change), 창조(Create)라는 ‘3C’정신으로 반복되는 시련에 당당히 맞설 각오가 돼 있다”며 “창업 초기 멤버들이 이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가 자랑하고 있는 제품은 인터넷 전화국용 VoIP 솔루션 ‘픽셀(PIXEL)’과 게이트키퍼 ‘AKJ6000’, PDA 및 데스크톱 컴퓨터용 네트폰 소프트웨어 ‘소프트폰(Softphone)’이다.

 지난 2000년 처음 시제품이 생산된 후 2년여에 걸쳐 계속된 현장테스트와 업데이트 과정은 제품 신뢰도를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여기에 적용된 IP 프로토콜 기술인 양방향 동시통신, 대용량 분산처리에 관한 2개의 특허 등 폴리픽스 연구개발(R&D)연구소가 보유한 각종 기술은 회사의 ‘잠재력’이자 ‘자존심’이다.

 올해 폴리픽스는 중국, 일본에 인터넷 전화국 관리 소프트웨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책적으로 국가가 나서 고속 통신망을 확충하고 있는 이들 나라의 VoIP시장은 폴리픽스에 단순한 ‘눈요깃감’이 결코 아니다. 이미 유럽시장과 현지 투자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온 이 회사는 불모지와 같은 신흥시장 진출에도 자신감이 넘친다.

 그동안 해외사업에 주력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국내 VoIP서비스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기초체력이 든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 회사는 올해 국내외 시장에서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

 김 사장은 “해외에서 쌓은 노하우와 브랜드가치를 국내시장 진입에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며 “시스코, 소너스, 소프트뱅크와 맺고 있는 튼실한 파트너십을 더 강화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도전, 시련, 좌절을 반복하면서 성장하는 벤처기업의 참모습도 국내 업계에서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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