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뚜렷한 결점없는 제품에 대해 반품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삼성·LG·대우전자 등 대기업과 중소가전업체의 유통관계자들은 홈쇼핑·할인점 판매분 가운데 고객의 ‘변심’에 의해 반품된 제품의 처리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환·환불은 물건에 결점이 있는 경우 이뤄지지만 최근들어 제품구매후 마음에 들지 않아 반품을 요구하는 고객이 늘면서 제조사나 유통업체들의 부담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는 요즘, 들어오는 반품을 제조사가 떠안지 않고는 고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이 특히 반품부담을 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는 곳은 TV홈쇼핑이다.
90년대 후반부터 급성장세를 보여온 홈쇼핑업체들은 대부분 고객에게 제품이 배달된 후 한달 이내에 반품을 요구해 올 경우 교환해 주도록 규정했다. 이 때문에 이 기간내에 고객이 제품에 하자가 없는 데도 반품을 요구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제조업체들의 몫이 돼버렸다.
최근들어서 오프라인상은 물론 TV홈쇼핑이나 할인점 등에서 가전품 판매가 늘어남에 따라 이 채널을 통한 반품 부담도 급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홈쇼핑에서 판매된 전자제품 가운데 반품을 요구받는 비율은 1%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TV나 냉장고, 김치냉장고 등 대형 제품에 국한된 경우며 밥솥이나 전자레인지 등 소형 제품의 경우 10%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할인점의 경우는 상황이 좀 낫다.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보고 구입하는 형태라 소형 제품이라도 반품률은 2% 정도에 불과해 홈쇼핑보다 반품률이 훨씬 떨어진다는 것이다.
가전업체들은 원칙적으로 하자가 없는 제품에 대한 반품처리를 금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회사이미지 등을 감안해 어쩔 수 없이 반환해주고 있다고 실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대리점이나 홈쇼핑 등에서 판매된 제품에 대한 반품 처리는 해당 유통점에 일임하고 할인점 판매에 대해서는 리빙프라자에 맡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입후 한달내 반품처리는 홈쇼핑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내건 공약이므로 홈쇼핑에 책임이 있다”며 “하자가 없는 제품에 대한 반품처리를 제조사가 책임질 경우 손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홈쇼핑 업체들은 반품된 제품 처리를 위해 제조사와 사안에 따라 암묵적인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홈쇼핑 업체의 관계자는 “제조사나 홈쇼핑 모두 반품처리는 껄끄러운 부분이지만 고객이 강하게 요청할 경우 해줄 수밖에 없으며 홈쇼핑사도 제조사 입장에서는 고객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처리를 해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반품 처리에 대해 다소 유연한 편이다. 일단 대형 제품 판매시 홈쇼핑측에서 우선적으로 구입의사를 묻고, 2차로 LG전자가 다시 확인함으로써 사전에 반품률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이후에도 반품이 발생할 경우 LG전자가 폐기 처분하거나 저렴한 가격에 사내판매를 하기도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을 포장한 상자를 분실했다거나 한번이라도 사용한 흔적이 있는 경우 다시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폐기처분이 불가피해 손해가 크다”며 “제품이 배달되기 전에 고객의 구입의사가 확실한가를 미리 파악하는 등 반품요구를 줄이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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