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대리점도 `2세 경영` 체제 유통업계 `새바람` 분다

 그동안 가업을 잇는 차원의 경영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비춰지던 가전대리점 운영에서도 2세 경영체제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리점에는 2세들이 가전대리점 경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면서 가전유통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국 대리점 유통망은 줄잡아 160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2세가 경영에 참여하는 점포가 약 100개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LG전자도 전국 900개 대리점 가운데 41개 대리점이 2세 경영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20대에서 30대에 이르며 대학졸업자가 대부분이고 경영과 전자공학 전공자도 상당수에 이른다. ‘신세대 젊은 사장님’들은 새로운 디스플레이 도입과 과감한 매장확대 등으로 나이가 지긋한 부친세대의 경영방식에 변화를 주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리점을 관할하는 가전메이커 입장에서 보면 급부상하는 할인점·양판점의 가전대리점에 대한 도전에 대해 이같은 방식으로 대응해 가는 이들 ‘신세대 사장님’이 대리점의 위상을 유지하고 할인·양판점의 도전을 막아내는 첨병역할을 하는 존재로 등장했다.

 실제로 경기도 파주시 삼성 대리점 ‘진성전자’의 경우 선대의 사업을 이어받아 ‘매출확대’와 ‘대리점 고급화를 통한 이미지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대표적 경우로 꼽힌다. 이 대리점의 경우 2세 경영인 나기연 사장(38)이 신규 투자비 5억여원을 들여 165㎡(50평) 규모이던 점포를 530㎡(160여평)로 3배 이상으로 크게 늘리고 지난 4월 재오픈했다.

 디지털로 이행하는 최근 전자업체의 분위기를 반영, 매장확대와 함께 제품 재배치를 통해 재개점이후 월간 매출이 연초에 비해 300∼400%, 수익은 2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주요 진열 제품을 양문형 냉장고나 대형 TV 파브 등 프리미엄급으로 집중 재배치하고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홈시어터 체험관을 설치·운영하는 등 최근의 고객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올초까지 판매실적이 전무했던 PDP TV가 3대 가량 판매되는 실적을 보였다.

 LG전자는 “우리나라 유통계의 2세경영인 가운데 유일한 신세대 여성 CEO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회사 황우현 유통전략그룹 부장은 “LG전자 용산센터 이윤상 사장의 경우 2세인 이은정 부장(23)이 대리점 경영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황 부장은 “이윤상 사장 부녀는 LG전자에서 주관하는 대리점주 대상의 유통경영 연수행사인 탑스 프로그램에 항상 같이 참석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며 “20·30대 젊은 경영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감각이 경영에 접목되면서 가전 제조업체들에도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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