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메모리 기반의 외장형 저장장치업계가 협의회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참여 업체별로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협의회 구성을 위한 노하우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협의회를 만들자는 의견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말께. 지난달 15일과 29일에는 실무자 중심의 모임이 아이오셀과 정소프트에서 잇따라 열리면서 협의회 구성은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논의할 의제와 협의회 체계에 대해서는 구두 선의 문제제기는 이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합의점은 만들지 못하고 있다.
참여업체간 입장 차이는 이 같은 어려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적극적인 업체들은 협의회를 통해 업계 전반의 이슈에 대한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활성화 방안이나 부품 공동구매, 정보통신부 산하 협의회 등록을 통한 국가적 지원 획득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의 공동움직임이 있을 경우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업체도 많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협의회 구성에 동의하면서도 앞서 나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의 한 사장은 “협의회를 위한 아이디어가 전혀 없다”며 “체계가 잡힌다면 참여는 하겠지만 지금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참가여부 자체를 두고 고민중이다. 정명텔레콤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회사는 협의회 참가에 따른 이해관계를 꼼꼼히 따지고 있다. 협의회 참가는 후발업체와 자사의 풍부한 사업경험을 공유함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업체간 역학관계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고 이 대목에서 어떤 득실이 있을 것인가를 계산해야 하는 것이다. 정명텔레콤은 사업 시작이 가장 빨라 풍부한 시장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 이 회사의 참여 여부는 협의회 구성의 중요한 변수로 간주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의회가 만들어진다면 여러가지 장점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업체간 이견이 적절히 조정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구열기자 riva910@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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