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력한 애니메이션 육성정책으로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이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애니메이션 전문 케이블 및 위성방송사인 투니버스(대표 담철곤)가 외산 위주의 편성정책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24시간 종일 방영체제인 투니버스는 전체 방송시간 가운데 국산 애니메이션을 방송위원회의 국내제작 애니메이션 편성기준인 40%에도 턱없이 부족한 25∼30%를 편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주시청자인 유아 또는 어린이층이 보기 힘든 새벽 2시부터 아침 7시 사이에 집중 편성하고 있다. 특히 투니버스는 지난해 방송위의 국산 애니메이션 편성비율인 40%를 지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위가 별도의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자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편성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투니버스는 지난 3월부터 지상파TV의 애니메이션 편성시간대인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를 ‘파워존 블록’으로 설정하고 해외 대작 애니메이션을 집중적으로 편성해 국산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지상파TV의 시청자를 빼앗아 가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지상파TV의 애니메이션 시청률은 지난해에 비해 20∼30% 가량 하락하고 있는 반면에 투니버스의 시청률은 2∼3배 올라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업체들은 투니버스의 외산 위주의 편성정책은 국내업체들의 창작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니버스는 초창기까지만 해도 애니메이션을 직접 창작하는 등 국산 애니메이션 육성에 적극 나섰으나 현재는 시청률에만 사활을 걸고 외산만을 편성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투니버스의 한 관계자는 “투니버스는 상업방송사이기 때문에 시청률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산 애니메이션을 편성하면 시청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일본 애니메이션은 편당 1000∼1200달러에 수입하는 반면에 국산의 경우 편당 300만∼500만원으로 훨씬 비싸게 구매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흥행성이 떨어져 방영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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