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KIST 도핑콘트롤센터, 월드컵 본격 가동

 ‘월드컵 도핑검사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한일 월드컵 개막과 함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센터장 김명수)의 연구원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이 센터는 이번 월드컵에서 도핑테스트를 실시하는 전담기관이기 때문이다.

 KIST 도핑컨트롤센터는 지난 88올림픽 때에도 공식 도핑테스트 기관으로 100m 우승자였던 캐나다 벤 존슨이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을 밝혀내 명성을 높이기도 했다.

 축구의 경우 타 구기종목이나 육상종목에 비해서 약물복용 사례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지난 94년 미국 월드컵 때 마라도나가 도핑테스트에 걸려 16강 진출에 실패한 사례에서 보듯이 FIFA에서도 최근 약물복용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때문에 KIST 도핑컨트롤센터도 직원 15명을 2개조로 나눠 31일 개막전인 프랑스와 세네갈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도핑테스트는 경기 직후 팀당 2명씩, 4명을 임의로 선택해 혈액과 소변을 채취한 후 이를 검사한다.

 현재 금지약물에 포함된 약물은 150개 가량. 여차하면 약물검사에 걸려 대세를 그르칠 수도 있기 때문에 각국 선수단들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약은 물론 소화제나 피로회복제 등도 섭취를 삼가고 있는 상태다.

 또 자신의 혈액을 뽑은 후 일정시간 외부에 노출시켰다가 다시 몸속에 주입하면 헤모글로빈이 증가되어 산소 운반능력이 우수해져 쉽게 지치지 않게 되는데 이러한 행위도 여지없이 적발해 낼 수 있어 잔꾀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그리고 혈액 채취 등은 센터가 아닌 조직위원회 의무분과에서 실시하며 샘플에 일련번호만 매겨 센터에 보내지기 때문에 테스트 요원들은 어느 선수의 샘플인지 알 수 없어 객관적인 검사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샘플이 센터에 보내지면 센터는 약물 섭취여부를 검사해 24시간 이내에 조직위원회에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도핑컨트롤센터 직원들은 앞으로 밤을 새는 날이 많을 것으로 보고 각오를 굳게 다지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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