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세계 생명공학 리포트

 *세계 생명공학 리포트/언스트&영 지음/김영사 펴냄

 

 바이오 산업이 향후 10년간 세계경제를 주도한다.

 세계 바이오 산업의 전문 회계법인인 미국의 언스트&영인터내셔널은 2002년 ‘세계 생명공학 리포트’를 통해 바이오 산업이 10년간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산업의 흐름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떻게 하면 더 오래 살 수 있을까’라는 숙제를 풀기 위한 인류의 끊임없는 도전은 이제 거대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인간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방편으로 자리잡았다.

 언스트&영인터내셔널이 매년 출간하는 ‘세계 생명공학 리포트’는 이러한 인류의 도전을 산업적 측면에서 분석한 유일한 책이다. 특히 2002년의 ‘세계 생명공학 리포트’는 선진국들이 바이오 산업을 IT 산업과 더불어 2대 미래 핵심산업으로 지원하고 있음에 주목하고, 바이오 산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지목하고 있다.

 인간의 질병치료에 혁신을 가져올 신약후보물질이 오는 2007년까지 300여개나 쏟아져 나올 전망이며, 여기에 유전공학, 단백질 관련기술, 생물정보학 등 신기술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생명공학 기술이 곧바로 상품화되면서 시장성도 크게 높아져 자원과 기술혁신, 시장 등 3박자가 골고루 갖춰진 선도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관점에서 실증적인 자료와 생명공학 분야의 유수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첨부, 생명공학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탁월하게 분석한다.

 특히 최근의 생명공학 산업의 흐름을 네가지로 집중 조명한 것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첫째, 바이오 벤처 시장의 거품이 빠졌다는 것. 2000년 한 해 동안 이전 5년 동안의 투자액을 합한 것보다도 많은 330억달러가 전세계에서 바이오 분야에 투자되며 과열양상을 띠기 시작했으나, 바로 이듬해 거품이 빠지면서 생명공학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과도한 열광으로부터 냉정을 되찾으며, 시장은 오히려 안정되기 시작했다. 실제 거품이 빠지면서 주요 생명공학 기업들은 재무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고, 투자자들도 이제 기초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보다는 제품을 팔아 수익을 내는 회사를 선호하게 됐다. 두번째는 이러한 거품이 빠진 후에도 투자가 다시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전세계 벤처 투자자금의 40∼45%가 운용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많은 투자사들이 바이오 분야에 지원을 늘리기 시작했고, 바이오 분야 전담 전문펀드도 여러개 선보였다.

 셋째는 생명공학 기업간 인수합병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화이자의 워너램버트 인수와 글락소웰컴과 스미스클라인비참의 합병이 주요 사례들로 다양한 기술의 결합과 상호보완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은 더욱 강화됐다. 넷째는 선진국들이 생명공학 산업을 미래 핵심산업으로 선정하고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또 한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서로 출발점이 다른 정보기술(IT)과 바이오기술(BT) 간의 결합이 그것이다. BT와 IT간의 ‘수렴현상’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배경으로 인간 유전자 지도 완성 이후 세계 생명과학계는 각종 유전자 정보를 해독하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DNA 분석을 통해 생기는 데이터량은 엄청나기 때문에 이를 손으로 처리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량으로 얻어낸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로부터 유용한 것만 골라내는 기술인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이 연구분야에서 필수적인 테마로 떠올랐다.

 이 책은 이러한 생물정보학이 인터넷과 컴퓨터·소프트웨어 등 첨단 IT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바이오 기업은 ‘IT기업과 손을 잡아야 살아남는다’라는 생존 키워드를 강하게 제시하고 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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