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쓰던 중고물품이나 골동품 등이 거래되는 곳으로 인식됐던 인터넷경매 사이트가 일반상품 유통채널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는 중소 제조업체나 소규모 유통업체들이 제품판매 통로로 인터넷경매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옥션, 와와, 이셀피아 등 주요 인터넷경매업체들의 최근 매출 구조를 따져보면 개인이 아닌 제조업체 등 전문 판매업체를 통해 거래되는 비중이 30∼40%에 이르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인터넷경매 사이트를 통해 거래되는 물품 역시 가전에서 컴퓨터, 가구, 의류 등으로 일반 인터넷쇼핑몰이나 홈쇼핑과 유사하다.
2000년 5월부터 자사 사이트에 입점해 물건을 판매하는 입점업체를 받기 시작한 와와를 예로 들면 2000년말 300개 정도였던 입점 판매업체가 현재 1200개 정도로 늘어났다. 입점업체가 아니더라도 개인 아이디로 등록해 물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사례까지 포함하면 전문 판매업체를 통한 거래 비중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난달 전문 판매업체가 전용 상점을 개설해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파워숍 메뉴를 마련한 이셀피아 역시 이곳에 등록한 전문 판매업체가 700여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소 제조업체나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인터넷경매 사이트를 유통채널로 활용하는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대부분 영세한 규모의 이들로서는 임대료나 마케팅비 등의 비용부담이 큰 대형 오프라인 매장이나 홈쇼핑, 인터넷쇼핑 등 다른 유통채널보다 인터넷경매사이트가 유리하다. 인터넷경매의 경우 가격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경매사이트 운영업체에 지불하는 수수료(낙찰금액의 3∼15% 정도)가 저렴하다. 또 경매 과정을 통해 대부분 원하는 가격선이 형성되는데다 원가이하로 낙찰가가 정해졌을 경우 판매거부도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이 고정돼 있지 않다는 점 때문에 아직까지 인터넷경매를 이용하기 꺼리는 판매업체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홈쇼핑 등을 이용하는 판매자들이 인터넷경매 사이트를 유통채널로 함께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인터넷경매업체의 경쟁상대는 같은 경매업체가 아니라 결국 인터넷쇼핑몰이나 홈쇼핑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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