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MP3P사업 강화 움직임 국내업체들 긴장감 고조

 일본의 대형 오디오업체들이 MP3 플레이어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소니가 지난달 독일의 세빗2002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MP3 플레이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북미시장에서 MP3CD 플레이어 가격을 큰 폭으로 인하했다. 내셔널파나소닉은 올 하반기 국내 시장에 저가의 MP3 플레이어 공급을 준비중이며 연말이나 내년초쯤 MP3CD 플레이어 판매도 검토중이다. 산요 등 3, 4개의 일본 가전업체들도 MP3 플레이어에 대한 사업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일본 업체들의 움직임은 차세대 소형오디오기기의 표준으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미니디스크(MD)의 성장성 한계를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D는 소형오디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의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연 800만대 시장에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MP3 플레이어가 인터넷 확산으로 지난해 50% 가량 수요가 늘어나는 등 성장성을 인정받으면서 일본 업체들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7, 8개의 MP3 플레이어 모델을 시장에 내놓으면서도 ‘MP3’의 실체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소니가 올해 세빗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MP3 플레이어’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선보인 것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중구 디지털웨이 사장은 “시기가 문제일 뿐 일본 업체들이 조만간 MP3 플레이어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르면 올해 말부터 일본 업체들의 MP3 플레이어 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예상대로 일본 업체들이 MP3 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면 종주국인 한국 업체들의 입지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업체들이 저가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가시장마저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운 일본 업체들에 내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양덕준 아이리버 사장은 “일본 업체들이 MD의 성장성에 한계를 느끼면서 MP3 플레이어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소니가 최근 북미시장에 MP3CD 플레이어 가격을 179달러에서 129달러로 파격적으로 내려 관련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기존 제품의 가격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의 MP3 플레이어 시장을 정면 돌파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내셔널파나소닉은 오는 9, 10월께 저가의 MP3 플레이어를 한국법인을 통해 공급할 예정이다. MP3 플레이어 반응에 따라 내년에는 국내 시장에 MP3CD 플레이어도 2, 3종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임창섭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 팀장은 “국내 시장에서 ‘품질은 좋은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80∼90달러의 저가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MP3 플레이어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MP3 플레이어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규모는 MP3 플레이어 20만대, MP3CD 플레이어 10만대 등 총 30만대 정도로 추산된다”며 “MP3 플레이어 시장이 60만대 정도까지 성장하면 일본의 오디오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내수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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