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려대학교가 온라인 자유게시판을 실명제로 전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최근 홈페이지에 있던 자유게시판 ‘자유광장”을 지난달 22일 개설된 지식기반포털시스템(KUPID)으로 이전하면서 실명제로 전환했다. 학교측은 자유게시판을 실명으로 전환한 것은 익명성을 악용해 학교와 특정인을 비방하는 문제를 막고 또 지식기반포털시스템을 데이터베이스화 하기 위해서라고 도입의도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학측의 조치에 대해 재학생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익명제로의 복귀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은 실명제로 전환한 이후 글게재 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실명제에 대해 반감을 보이고 있다.
영문과 96학번 정동근씨는 “과거 익명 게시판을 통해 여러 학우들의 진솔한 의견과 학교에 대한 비판을 들을 수 있었고 다양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어서 자주 들어갔는데 실명제로 전환되면서 요즘에는 자유게시판의 존재이유를 모를 정도로 학우들의 참여가 극도로 떨어졌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처럼 문제가 불거지자 고대신문은 게시판 실명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이 결과 응답자 중 64.6%가 ‘익명제가 여러모로 좋다’며 실명제를 반대한 반면, ‘실명제가 건전한 게시판 문화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실명제를 찬성한 학생은 22.8%에 불과했다.
화공과 성모씨는 “설문조사에서 나타나듯이 많은 학생들은 실명제를 반대하고 있다”며 “자유게시판을 통해 외부에 우리 고유의 의견과 소리를 반영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범대 97학번 이모씨는 “기존의 자유광장을 빼앗겼다는 것에 대한 상실감 등으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기존 방식과 실명제에 장단점을 비교하고 객관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성인이라면 최소한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며 실명제를 통해 보다 깨끗한 자유광장으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실명제를 옹호했다.
<명예기자=박종철·고려대 ppakk12@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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