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 전략이 이른바 ‘실속을 챙기는’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한미·하나·외환·국민·산업 등 일부 은행들이 기존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재구축하거나 개별 시스템을 통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올해 신규투자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기업용 인터넷뱅킹 시스템이나 B2B 전자결제시스템도 대부분 올 상반기면 구축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제까지 시스템 구축과 회원늘리기에 치중해 온 대다수 은행들은 올해 유료화가 가능한 서비스를 대폭 확충함으로써, 인터넷뱅킹을 새로운 수익기반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개인용 뱅킹=대다수 은행들은 자행 인터넷뱅킹서비스를 맞춤형 금융포털로 질적 수준을 높이는 추세다. 고객별로 세분화된 맞춤형 콘텐츠 개발이나 여기저기 흩어진 개인 금융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줄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AA), 전자가계부, 인터넷복권, 전자상거래(EC), 지불중계(PG)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흥은행은 다음달중 AA서비스와 전자가계부 서비스를 출시한다. 또 디지털위성방송의 확산에 대비해 홈뱅킹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합병은행의 시스템통합이 당면숙제인 국민은행은 통합작업과 동시에 여신·신탁·외환 등 적용과목과 자동이체·자동납부 등 기능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 다음달 1일부터는 인터넷 주택복권 판매에 나서 신규 수익원을 만들어내는 한편, 개인자산관리서비스(PFMS)나 PG사업 등을 통한 수수료 수입도 정상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한빛은행은 인터넷 전용 여수신·신탁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우량고객 전용사이트를 개발하고, 통합전자고지·PG 등에서도 유료화의 기반을 모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공인인증서비스의 유료화를 포함해 현행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전면 재정비하고 가상계좌서비스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인터넷복권 사업에서는 현재 추첨식 복권 종류를 확대하는 한편 즉석식 복권도 추가하기로 했다. 농협은 최근 고객관계관리(CRM)를 활용한 맞춤서비스·재테크상담·e메일마케팅·사이버지점 개설 등 인터넷뱅킹 활성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갔다.
◇기업용 뱅킹=기업용 인터넷뱅킹 사업은 상대적으로 수익이 눈에 보이는 분야다. 기업고객의 자금관리 서비스를 통해 수수료 수입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빛·신한·조흥·국민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올해는 자금관리서비스 등을 통해 기업뱅킹 분야에서 확고한 수익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농협은 농업유통 부문의 강점을 바탕으로 농축산물 유통업체 물류결제 및 모바일 결제서비스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다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복수사용자 관리서비스와 대량 자금이체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조흥은행은 현재 주류 B2B 결제서비스와 유사한 도매시장으로 구매카드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신용평가·결제·자금관리를 한데 묶은 기업뱅킹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의 이같은 구상에도 불구하고, ‘인터넷뱅킹=서비스=무료’라는 고객들의 인식은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흥은행 김관태 과장은 “기업용 인터넷뱅킹서비스는 비교적 수익기반에 눈에 보이지만, 특히 개인 인터넷뱅킹은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유료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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