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기판이 과거의 단순한 연결 부품을 넘어 전체 시스템의 기능과 성능, 폼팩터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별화된 반도체 기판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6G 및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을 공유했다.
명세호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개발담당 상무는 17일 전자신문 주최 '2026 테크데이: '판'이 바뀐다' 컨퍼런스에서 “최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모든 디바이스가 연결되고 있다”며 “통신용 반도체 기판과 데이터센터형 기판의 수요가 급증하며 전체 반도체 기판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주요 반도체 기판 기술을 향상시키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모바일 및 엣지 디바이스의 통신을 관장하는 RF-SiP는 5G에 이어 6G 통신으로 진화하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주파 신호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모듈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가장 관건이다.
LG이노텍은 구리로 된 기둥을 세워 솔더볼 피치를 줄인 '코퍼 포스트' 기술과 코어층을 없애 기판 두께를 20% 줄이는 '코어리스' 공법 등을 적용해 기판 크기를 줄여가고 있다. 또 저조도 표면 처리를 통해 신호 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고주파 신호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명 상무는 “특정 층에 신규 원자재를 혼합해 두께를 5% 줄이고 신호손실은 10% 개선한 하이브리드 구조 기판도 개발 중이며, 올해나 내년 중 제품화돼 양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I 추론 시장 성장에 따라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FC-BGA 기판의 경우 기판이 커지면서 생기는 휨(워피지) 현상을 제어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FC-BGA는 100㎜가 넘는 대면적 및 22층 이상의 고다층화가 급격히 진행 중이다.
아울러 대면적화의 궁극적인 솔루션으로 '글래스 코어 기판'을 제시했다. LG이노텍은 마곡에 패널 단위 제작이 가능한 전용 설비라인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을 2029~2030년으로 보고 선제적 연구개발(R&D) 중이다.
명 상무는 “반도체 기판은 이제 단순한 연결 부품이 아니라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성능을 극대화하는 핵심 부품”이라며 “자체적인 설비 개조 및 개발 능력과 반도체 기판 제조 능력을 결합해 글로벌 탑 수준 시장 지위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이노텍은 전날 서울 마곡 본사에서 '미디어 테크데이'를 열고 2031년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베트남에 약 1조원을 투자해 RF-SiP와 FC-CSP 생산능력(캐파)를 확대할 계획이다. FC-BGA도 구미·베트남 등 국내외 생산거점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 중이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