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CDMA 기술 확보 겨냥
국내 정보통신업계에 최근 대만 자본이 다시 몰려오고 있다.
특히 1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되는 대만 자금이 PDA·노트북컴퓨터 등에서부터 3세대 CDMA 무선통신업체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기술우위분야를 겨냥, 집중 구애에 나서 주목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9년 씨엔에스테크놀러지가 199억원을 유치하면서 2000년까지 한차례 붐을 일으켰던 대만 자본이 최근 다시 한번 상륙, 이동전화단말기나 PDA·노트북PC 등 CDMA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업체를 잇따라 노크하고 있다.
대만 자본의 국내 투자는 대만산업은행의 CDIB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아셈벤처캐피탈이 전면에 나서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벤처캐피털인 CID도 한국사무소를 개설해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 창구였던 이같은 캐피털보다는 오히려 대만의 노트북PC나 PDA업체들이 직접 나서 비공식채널을 통해 국내 투자대상을 접촉하고 있는 등 더욱 적극적이다.
대만으로부터 투자요청을 받고 있는 A사의 관계자는 “대만 업체와 접촉하고 있는 업체들은 내가 알기에도 5∼6곳이 넘고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몇몇 업체들은 세부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대만 업체와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B사의 관계자는 “대만 업체들은 노트북PC·PDA 등에 3세대 CDMA방식 무선통신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부품 및 핵심기술의 안정적 공급처로 사정이 어려운 국내 벤처기업들을 지목하고 있다”며 “부품이나 완제품은 물론 R&D업체들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만 자금이 국내로 재유입되고 있는 것에 대해 노트북PC·PDA 등 정보기기의 세계 제조기지이자 이동전화단말기 생산국인 대만이 한국의 3세대 CDMA기술과 핵심부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며 대만의 생산기지로 떠오른 중국측의 보이지 않는 지원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에도 대만과 미국 자금을 끌어들여 국내에 벤처투자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대만의 자금공세는 매우 광범위하고 갈수록 공격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CDIB펀드는 정보통신분야를 중심으로 IT업체들만 투자대상 삼아 업체당 적게는 20억원, 많게는 100억원 이상씩 총 1억3000만달러 정도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셈벤처캐피탈 관계자는 “CDIB는 회수자금 재투자까지 합쳐 총 투자규모를 늘릴 방침이며 한국 업체들의 대만 진출은 물론 중국시장 진출도 적극 중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자부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월까지 대만으로부터의 투자유치는 총 7건에 12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2배나 증가해 가장 높은 신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월까지 총 4건에 100만달러에 그쳤다.
지금까지 대만 자금을 유치한 업체는 알려진 곳만도 씨엔에스테크놀러지를 비롯해 스탠더드텔레콤·맥슨·한국엔프라·삼보커뮤닉스·리눅스원·PSK텍·IDC텍·실리콘테크·한원마이크로웨이브·드림원·KMW·콤텍·우영 등 수십여개사에 이른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