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선 돌파를 시도하던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대량 매물에 밀려 880선 밑으로 하락했다.
25일 외국인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222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코스닥에서도 278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전장 내내 매수를 견지하던 국내기관은 후장들어 매도 대열에 가세해 소폭의 매도를 기록했다. 거래소시장은 결국 16.57포인트(1.85%) 내린 879.41로 마감, 880선 밑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의 매물을 개인투자자들이 받아내기는 다소 힘든 모습. 연일 계속 내림세를 지속하던 D램 현물가격은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도를 불러와 낙폭을 확대시켰고, SK텔레콤·KT 등 간판 통신주들도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내 지수 900선의 중량감을 더욱 실감케 했다. 코스닥시장도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일제히 약세로 반전하며 0.67포인트(0.71%) 하락한 93.63으로 마감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의 주요 원인으로 △상대적으로 편입비중이 높았던 한국 주식에 대한 비중 낮추기 △D램가격 약세에 따른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의 매도 △미국 증시의 상대적 부진에 따른 영향 등을 꼽고 있다.
이정수 신한증권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에게 있어 한국증시 전망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다름아닌 미국 증시 전망”이라며 “미국 증시가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에게도 매도 요구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이날 매도로 낙관론 일색이던 최근 증시는 당분간 기간조정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3월 결산법인인 국내 금융기관들이 결산기에 맞춰 현금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900대에서의 공격적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신규자금이 속속 유입되고 있지만 기관들이 900선 위에서도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라며 “당분간 850∼900선의 박스권 등락과 기간조정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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