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적극적인 에너지 관리 필요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가 않다. 원유가격이 3월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당초 주요 경제연구소는 올해 원유가격이 배럴당 20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이고 많이 상승해야 25달러 선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올해 유가예측을 22.75달러 선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3분기 이후에는 25.50달러까지 가격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결국 현재의 에너지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 기관들의 공통된 예측이다. 원유가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산유국들의 감산, 미국과 이라크간의 긴장이 고조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거기에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재고가 줄고,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도 원유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5일 OPEC는 비엔나 총회에서 원유감산 조치를 유지하기로 해 가격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호 비즈니스위크지는 OPEC의 결정이 국제유가를 더욱 상승시켜 세계 원유소비국들의 경기회복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어떤 원인이 되건 에너지 가격 상승은 세계 경제, 특히 GDP에서 에너지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01년 현재 우리나라의 에너지는 97%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석유의존도는 2001년을 기준으로 52.5%로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산업자원부에서는 2010년까지 석유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출 계획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40%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입장으로서는 그만큼 체계적인 원유가격 관리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물론 자유시장경제 상황에서 가격관리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원유가격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 나아가서는 국가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조정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70년대 두차례의 석유파동으로 경제성장에 타격을 받은 경험이 있는 한국으로서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작년 경기침체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우리의 경제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보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원유가격 상승으로 이제 회복되고 있는 경제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될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예측기관들의 전망이 하반기 이후 가격상승을 전망하고 있다면 재고 축적, 원유도입선 다변화, 에너지 수요 관리, 선물거래 등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관련 기관들의 보다 적극적인 에너지 가격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올해 5% 이상의 GDP 성장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송경재 서울시 관악구 신림5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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