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형 인터파크 대표 (leekhy@interpark.com)
인터넷 이용자들이 운영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경우는 대개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불만을 호소하는 등의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많다.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나는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상 이용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나타내는 것이 기술적으로 구현되지 않는 한 능동적인 액션을 요구하므로 게으른 네티즌은 자연 칭찬에는 인색해지는 것 같다.
얼마 전 한 고객으로부터 장문의 메일을 받았다. 물론 감사메일로 장문의 글을 작성했을리 만무하다. 그나마 이 고객은 자신이 당한 피해에 대해 한 문장 한 문장 분노를 삭히며 최대한 예의를 지켜 글을 작성하려는 노력의 흔적이 역력했다. 본인 역시 IT업계 종사자라고 소개한 고객은 약간은 비꼬는 어조로 조목조목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자신의 문제가 해결된 후에는 회원탈퇴를 할 것이라 선언하며 글을 마쳤다.
전자상거래라는 분야가 상품공급업체, 고객센터, 물류센터, 배송업체 등 서로 다른 여러 파트의 종사자들이 일사불란하게 톱니바퀴 돌 듯 움직여야 하는데 멀쩡한 프로그램도 한번씩 버그가 생기듯 간혹 착오가 생기곤 한다. 물론 자신의 부주의를 일방적으로 업체의 잘못으로 돌리거나 운용체계를 전혀 무시한 채 억지를 쓰는 얄미운 고객들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듯이 이런 항의성 메일들은 서비스의 운용영상태나 개선점을 가장 적나라하게 묘사함으로써 자체 점검을 할 수 있는 수단이 되므로 한편으로는 감사하게 여기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문제의 고객에게는 즉시 정중한 사과메일과 함께 전자상품권을 보내는 것으로 사죄의 뜻을 전했다. 상품권만으로 이미 돌아선 고객의 마음을 되돌릴 수야 없겠지만 최소한 실수를 인정하고 고객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태도만은 진심으로 전해졌길 바란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생산자간의 지나친 경쟁과 인터넷의 확산으로 누구나 정보수집이 용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욕구도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기업들마다 타깃 마케팅이나 eCRM이 생존 수단인 것처럼 첨단 솔루션 구축에 분주하지만 정작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공식에 의해 계산된 서비스만으로 채워질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어쩌면 냉정한 사이버 공간에서 고객들이 갈망하는 것은 작은 일이지만 인간다운 정이 느껴지는 따스함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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