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80개국에서 2300만대(지난해 말 기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꿈의 게임기’로 불리는 소니의 비디오 콘솔게임기 PS2가 국내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인가.
PS2는 지난달 초 실시된 1만대의 예약판매분이 하루 만에 매진되는 등 초반 인기몰이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2일 출시 이후 1주일이 지나면서부터 예상외로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초반 돌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약판매 실적과 출시 첫주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나타나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의 연내 100만대 판매목표량이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최근 수요가 떨어지면서 성사가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얼마나 판매됐나=19일 현재 SCEK는 15만대의 PS2를 시장에 내놓은 가운데 8만대 가량이 실제 판매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SCEK의 마케팅 담당자는 “정확한 실판매량은 알 수 없지만 내부적으로 8만대 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용산전자상가 등 유통업계에서는 판매량이 5만대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디오 콘솔게임 전문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출시 초반에는 좋은 반응을 보였으나 3월 들어서는 썰물이 빠져나가듯 수요와 문의가 급감했다”며 “현재와 같은 수요로 볼 때 5만대 이상이 팔려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대형도매상을 운영하는 업체 관계자도 “지난달 22일 출시 이후 사흘간 1000대 이상 판매됐으나 그후 수요가 크게 떨어졌다”면서 “최근 들어 주중에는 거의 문의가 끊겼으며 주말에만 50대 내외가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판매량 왜 급감하나=업계는 초반 비디오 콘솔게임 마니아를 대상으로 한 판매전략에 어느 정도 성공한 SCEK가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는 대형이벤트 등 마케팅을 실시하지 않은 것을 요인으로 들고 있다. 실제로 SCEK는 지난달 22일과 이달 9일 서울과 부산에서 출시기념행사를 개최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만한 이벤트를 열지 않았다. 여기에다가 SCEK가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TV와 극장용 광고가 게임기로서의 PS2를 알리는 것 보다 새로운 가전제품의 등장에 초점을 맞춰 소개하다 보니 게임 유저층에 접근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PS2의 TV 광고를 보면 멀티미디어 기기라는 점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게임기로서의 특장점을 알리지 못했다”며 “이 광고를 보고 얼마나 많은 잠재고객이 구매결정을 내릴지 의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22일 게임타이틀 12종이 소개된 이후 새로운 대작 타이틀이 연이어 출시되지 않은 것도 요인으로 지적된다. 또 PS2의 기본 패키지와 주변기기, 그리고 타이틀을 합하면 5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도 이유로 들고 있다.
◇SCEK의 반응은=SCEK는 현재의 실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예상한 결과로 받아들이면서 당초 세운 연내 100만대의 판매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CEK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설립된 SCEK는 전직원 40명에 마케팅 담당인원이 고작 5명으로 현재와 같은 판매실적은 어느 정도 선방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3월까지는 한국 내 비디오 콘솔게임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었다면 4월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전방위 마케팅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먼저 TV 광고를 PS2의 특색 소개 중심으로 바꾸고, 또한 코엑스몰·강남역 등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장소와 놀이공원 등지에서 대형 프로모션 이벤트를 개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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