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 캠퍼스마다 산소학번으로 불리는 02학번 신입생들로 인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최근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대학이 취업을 위한 하나의 관문으로 전락하고 갓 대학을 입학한 새내기조차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면서 벌써부터 취업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교수나 선배들로부터 취업난을 전해들은 새내기들은 입학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취업준비를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경북대학교 농경제학과에 입학한 최모씨의 경우 교내어학당 수업 이외에도 최근에 개강을 한 교내 영어특강도 신청, 새내기답지 않게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예전에는 영어 하나만으로도 취업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이제는 중국어·일본어 등 제 2외국어도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어야만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각종 사설 어학강좌는 벌써부터 많은 신입생들이 몰려들고 있다. 또 각 대학다마 졸업인정제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전산관련 자격증을 보유해야만 졸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전산학원으로 몰려드는 신입생들도 많다.
동아리 선택기준도 자신이 대학생활을 하면서 한번쯤 꿈꾸었던 분야가 아니라 영어관련 동아리나 컴퓨터 관련 동아리 등 취업에 당장 도움이 되는 분야로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개강을 하고 난 뒤 학과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입생들의 경우 벌써부터 휴학원을 제출하고 다시 재수학원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극히 일부분의 학생이지만 제 2의 대학입학시험으로 불리는 편입시험을 준비하고자 하는 학생들도 있다.
남학생의 경우 군대문제 또한 이들의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1학년을 마치고 입대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벌써부터 각 대학 학군단 홈페이지에는 학군단 지원과 관련한 질문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기병 지원을 생각한 학생들의 경우 관련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학원을 알아보느라 대학생활은 뒷전이다.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3학년 정찬우씨는 “매년 많은 신입생들이 학교로 들어오지만 해가 갈수록 이들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것 같아 선배로서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며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가치관과 사회를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신입생들이 그 순수함을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러한 취업에 대한 새내기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대학측의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경북대학교의 경우 직업능력개발센터 적성상담팀 주관으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자기 발견, 자기 결정,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신입생을 위한 집단심리교육 프로그램’을 1학기 동안 12회 가량 실시할 예정이다.
<명예기자=정명철·경북대 midasm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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