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민영화를 위한 매각 입찰이 유찰될 게 확실시된다.
파워콤의 대주주인 한국전력은 21일 파워콤 민영화를 위한 전략적 지분에 대한 입찰을 실시했으나 매각 희망가격과 입찰에 응한 가격에 차이가 많이 나 사실상 유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전이 지분 매각을 위한 입찰을 다시 실시할 것인지, 아니면 파워콤 민영화 자체를 포기할 것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왜 유찰됐나=파워콤 지분의 30%인 4500만주를 매각하는 이번 입찰에는 하나로통신-두루넷-신한맥쿼리금융자문 컨소시엄과 미국 뉴브리지캐피털, 캐나다 연기금인 CDP사가 참여해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유찰 이유에 대해 밝힐 수 없으나 다만 입찰자들이 제출한 매입 가격이 한전의 희망가와 큰 차이가 난다”고 말해 가격차이로 인해 유찰됐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하나로통신-두루넷-신한맥쿼리금융자문 컨소시엄은 참여했으나 미국 뉴브리지캐피털, 캐나다 연기금인 CDP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단독 입찰 참여에 따른 유찰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투자기관이 실시하는 입찰의 경우 단독입찰은 자동으로 무효 처리된다.
◇예상됐던 일=이번 유찰은 예견된 일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전 측이 매각 희망가격을 지난 2000년 7월 진행된 1차 매각시 가격인 3만2000원에 수준인 3만원선을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국내 기업의 가치가 지난 2000년보다 하락한 데 비해 한전 측이 제시한 가격은 현재 주식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어서 입찰 희망자들의 반발이 있었다.
한전 측은 이번 입찰을 앞두고도 파워콤 지분매각 가격은 자문기관의 실사를 거쳐 설정해 놓은 상태며 이 가격 이하로는 헐값 매각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또 가장 강력한 매입 희망자인 하나로통신 등도 내부 사정으로 한전이 요구하는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하나로통신이 드림라인 인수로 자금을 이미 사용한데다 두루넷과 합병을 앞두고 있어 한전이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가격으로 참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민영화 향방=이번 지분매각 유찰에 따라 한전 측이 재협상을 통해 재입찰을 서두르더라도 민영화 지연은 불가피해졌다. 이와 함께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유찰로 파워콤 민영화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의견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한전 측이 파워콤 지분매각 과정에서 열의를 보이지 않은데다 내부적으로는 민영화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파워콤 민영화를 놓고 정책당국, 업계 등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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