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잘 나가는 벤처산업으로 인식돼온 디지털콘텐츠 보호솔루션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솔루션 구매에 대한 문의는 쇄도하고 있지만 정작 사겠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 주도기업을 제외하면 연간 매출이 수억원에 불과해 새로운 제품 개발은 물론 사업운영마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때문인지 한때 국내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 한 기업의 경우 ‘곧 문을 닫을 것’이라는 괴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또 사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직원 이직률도 그 어느 분야보다 높다.
업계는 인터넷 거품이 빠지고 벤처기업 열풍이 완전히 사그라지던 지난해 초에도 해외 주요 정보기술(IT)기업과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수십배의 비율로 자금을 유치하는 등 느긋할 수 있었다. 더욱이 온라인디지털콘텐츠보호법과 새로운 저작권법이 마련되는가 하면 정보보호에 대한 기업 및 일반의 인식이 크게 확산되자 업계는 곧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시장은 업계 예상과 달리 미동도 않고 있다. 이런 위기감은 시장 전망에 대한 기대와 투자유치 등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영업이나 마케팅 등 정작 시장 개척을 위한 준비에 소홀한 업계의 안일함에서 비롯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A사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인력 대부분이 금융 및 기술직 위주로 구성돼 있는 등 기술개발과 기획에 치중하는 ‘민간연구소’나 다름없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리 및 기술직 위주로 구성된 인력 구성을 바꿔야 한다. 또 기술 인력도 헤드헌터를 통해 소수정예화하고 콘텐츠 유료화와 저작권법이 잘 정돈된 해외로 눈을 돌리는 등 사업구조를 매출 및 수익극대화 위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위기의 골이 깊을수록 이를 극복한 열매는 클 수밖에 없다.
업계가 힘을 모아 산업 활성화에 힘을 기울인다면 디지털콘텐츠보호솔루션시장의 풍성한 열매는 결코 먼 남의 얘기로만 메아리치지 않을 것이라고 기자는 확신한다.
<문화산업부·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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