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경 리테일네트워킹 사장 pklee@gumebu.com
10년 동안의 일본유학 생활 중 가장 가슴에 남는 것은 일본인들의 서비스 정신이었다. 그때는 일본이 경제대국이니 일본의 경영방식을 도입해야 하느니 등등 미국에서조차도 벤치마킹을 하던 때였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개발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사용해야 잘 활용할 수 있는지 늘 연구하고 대화하며 해결하려 노력한다. 물론 문서화도 잘 해놓으면서 말이다. 호텔의 고객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개발자를 호텔에 6개월 동안 파견해 프런트업무를 익히게 한다든지 병원의 원무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병원의 원무과로, 슈퍼마켓의 판매관리 개발자는 슈퍼마켓으로 보내는 것을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보기술자는 지금까지 배운 컴퓨터 지식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지혜도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에 반영하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학교를 마치고 마쓰시타에 입사해 약 3개월 동안 신입사원 교육을 받았을 때의 일이다. 컴퓨터를 전공했으니 곧 기술개발 분야에 배치되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쓰시타 고노스케 일대기를 공부하는 것이다. 그것도 매일매일. 그때는 일본 비자도 1년밖에는 연장해주지 않는 시기였으므로 빨리 첨단기술을 배워 한국에 돌아가야 하는데 하는 조바심 때문에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때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가 ‘마쓰시타는 제품을 만들기 이전에 사람을 만든다. 좋은 사람이 좋은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라는 것이다.
물론 이 말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천을 하느냐 안하느냐가 문제 아니겠는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좋은 정보기술자가 좋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고 바꿔 생각할 수도 있겠고 ‘좋은 회사가 좋은 인재를 배출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정보기술자들은 공부도 많이 해 지식수준도 높고 새로운 첨단기술을 접할 기회도 많아 창의성 있는 신제품도 계속 발표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도 배어 있지 않고 고객의 지혜도 배려하지 않은 채 정보기술(IT)지식만 고집하는 그런 고객부재의 신제품은 정보기술자 자기만족에 그칠 수밖에 없다.
요즈음 같이 IT회사, 정보기술자들이 된서리를 맞는 이 때는 ‘정보기술자 이전에 사람이 되어야 ’ 한다. 좋은 사람만이 IT산업을 더욱 더 긍적적인 시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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