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잃지 않는 황창엽 모빌리언스 사장(40)의 첫인상은 천진난만함 그 자체다. 대화를 할 때에도 적절한 비유를 통해 유머를 잃지 않는다. 기자가 몇가지 질문을 던지고 난 후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해 내고 어떤 부분에선 강한 의지까지 내비치는 데서 영락없는 ‘사장’임을 감지하게 된다.
모빌리언스는 휴대폰결제 서비스가 급성장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다날, 인포허브와 함께 시장을 이끄는 3인방으로만 불렸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서부터 월거래금액이 1위를 기록하는 등 시장구도 재편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5월 황창엽 사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적극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벌인 결과다.
황창엽 사장은 한솔엠닷컴에서 이동통신 고객빌링시스템을 담당하면서 상사로 모시던 당시 김진호 e비즈니스사업본부장과 함께 사내벤처로 모빌리언스를 창업했다. 주요 업무였던 서비스 과금과 점차 대중화돼 가는 휴대폰을 접목하면 다양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서였다. 결국 휴대폰을 이용한 소액결제 서비스 ‘엠캐쉬’를 내놔 휴대폰결제 돌풍을 일으켰다.
결제 전문 회사는 기본적으로 이용자의 ‘요금’을 다루는 만큼 정확한 과금과 시스템의 안정성이 생명이라는 게 황 사장의 생각이다. 때문에 회사출범 때부터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에 사활을 걸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갖추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황 사장은 90년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LG전자와 한국통신하이텔 등에서 재무관련 업무를 담당하다 한솔엠닷컴을 합병한 KTF에서 고객서비스를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재무상태가 기업 경영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체감했다. 그가 수수료 비즈니스의 고질적인 병폐인 저가 수수료 경쟁은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는 주요 고객인 인터넷 콘텐츠 업체(CP)들도 단순히 낮은 수수료를 찾기보다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선호하는 편이다.
얼마간의 낮은 수수료보다는 24시간 대규모 트래픽을 감당할 만한 안정적인 시스템 마케팅의 성공 덕분인지 현재 모빌리언스는 월거래금액 70억원을 상회하며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휴대폰결제가 유료 콘텐츠 결제수단으로 급부상했지만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용도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여러 통신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최근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까” 하는 것이다. 작은 시장에 너무 많은 업체가 난립하는 현재 구도에서 살아남는 길은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가는 길 뿐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며 올 상반기에는 중국은 물론 일본, 대만 등지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집에서 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생활의 기쁨 중 하나라는 황 사장은 올해 모빌리언스를 단순한 휴대폰결제 업체로서가 아니라 고객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는 결제 전문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온힘을 쏟을 생각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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