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이 명실공히 ‘IT 월드컵’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실현돼야 할 서비스 중 하나가 바로 월드컵 인터넷 생중계다.
그동안 월드컵 방송을 주관하는 FIFA측은 주최국 방송사들의 반발 및 이해관계 등에 부딪혀 월드컵 생중계를 실현시키지 못했으며 사실상 서비스 구현을 위한 인프라도 미비했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에도 세계 최초로 인터넷 생중계가 예상됐지만 미국 지상파 TV가 광고 유치의 불리함 등을 이유로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지상파 방송 3사가 FIFA의 중계권 협상 대행사인 독일 키르히미디어사로부터 인터넷 중계권까지 따냄으로써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인터넷으로 중계되는 세계 최초의 국제적 이벤트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한국전산원 등을 주축으로 KT·데이콤·두루넷·하나로통신·온세통신 등 ISP사업자, KBS·SBSi·iMBC 등 지상파 인터넷방송, 이지씨앤씨·주인네트 등 솔루션 업체들은 지난해 ‘차세대멀티캐스팅서비스도입협의회’를 결성하고 관련 작업을 추진중이다.
방송 3사 중 KBS는 무료 서비스를, 나머지 2개사는 유료 서비스를 한다는 방침이며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문제는 키르히미디어측이 제시한 조건이다. 키르히미디어는 월드컵 인터넷 생중계를 하려면 국제방송 신호와 동일한 화질과 음질을 보장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즉 보통 300Kbps로 방송되는 현재의 인터넷 방송이 아니라 최소한 1Mbps급의 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같은 고품질 서비스 구현을 위해 현재 검토중인 것이 ‘멀티캐스팅’이다. 멀티캐스팅이란 기존의 유니캐스트와 달리 하나의 송신자가 하나 이상의 수신자들이 속해 있는 그룹에 데이터를 전송함으로써 트래픽 과부하를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월드컵 중계시 TV 시청이 불가능한 직장인들이 대거 인터넷 방송에 접속할 시에도 서버가 다운돼 경기를 볼 수 없는 사태를 방지해준다.
사용자들은 또 인터넷 방송을 통해서도 디지털 표준화질인 SD급으로 끊김없이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실질적인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망 고도화를 위한 자금 수급 문제다. 현재 주요 ISP업체들은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해 월드컵 생중계를 성공리에 마친다 하더라도 향후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재 도입협의회에서는 자금 조달과 관련한 조율 작업이 한창이며 키르히측의 기술 검증 작업이 이루어지는 3월까지는 결론 내려질 전망이다.
결론이 어떻게 도출되든 월드컵 인터넷 방송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의 품질 개선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 공급이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침체된 인터넷 방송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공동 개최국인 일본의 NTT 역시 인터넷 생중계를 추진하고 있어 이번 월드컵 생중계를 둘러싼 양국간 자존심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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