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빛을 못보던 전력선통신(PLC)모뎀의 개발성과를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아 수출까지 하게 돼 최고의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98년 법인을 설립, 3년 만에 PLC개발에 성공해 중국수출 계약을 맺고 제품생산 준비에 바쁜 주태헌 콘트롤디바이스 사장(42)의 말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그는 전형적인 엔지니어형 벤처사장. 지난 10월말 중국 선전에서 열렸던 컴넷2001전시회에서 중국 유수의 기업들과 향후 2년간 4억4000만달러(한화 약 5700억원) 규모의 PLC모뎀 공급계약을 체결해 업계를 놀라게 한 당사자다.
“전력사정이 나쁜 전시장의 불안한 전압공급 상황에서, 더욱이 수백개 기업이 전기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성능을 발휘했기에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콘트롤디바이스가 내년부터 공급에 들어가는 업체는 산둥성 국영전력회사, 미니아일렉트로닉스 카이링크 ·다스인텔리테크 등 중국내의 유력한 4개 전자 및 유통업체들이다.
그동안 국내 여러 업체에서 PLC모뎀의 개발 성공을 발표해 왔지만 정작 상품화해 적용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고 있어 그의 성공은 더욱 값지다. 수출계약 이후의 문제는 생산자금. 하지만 중국계약 이후 여기저기서 자금을 대겠다고 나서고 있어 별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에는 모 대기업에서 실시한 테스트에서 콘트롤디바이스 제품은 세계적 전력선통신칩업체의 성능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 사장은 “내년초부터는 이 대기업에도 모뎀을 납품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또다시 협력제의를 받는 등 겹경사 속에 내년초 중국을 방문한다. 산둥전력회사가 발전소에 이 회사의 PLC모뎀을 시험적용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혀 본격 협의에 나서야 하기 때문.
“중국기업과 공급계약을 맺은 후 변한 것이오? 그간의 개발성과를 국내에서도 인정받았고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점이겠지요.”
그는 “10년전 당시 금성계전에 전자식주유기와 주유소 판매시점관리시스템(POS)을 개발공급한 후 줄곧 PLC개발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은 게 오늘날의 개발성공 비법”이라고 귀띔한다.
지난 98년 법인 설립후 올해 간신히 5억∼6억원 규모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그는 내년도에 500억원의 매출을 내다보는 벤처신화를 일굴 꿈에 부풀어 있다.
주 사장은 “서로 다른 발전소를 이용하는 PLC사용자들 간에는 통신을 할 수 없는 데도 국내에서는 PLC가 백본망으로 쓸 수 있는 것처럼 소개되고 있다”며 엔지니어다운 조언도 잊지 않았다.
<글=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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