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계 `생존모델` 찾기 부심

 바이오업계가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피하고 자체 생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앞다퉈 벤처캐피털의 투자유치 경쟁을 벌였던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시장상황 악화로 투자유치가 어려워지고 벤처캐피털의 경영 개입 등 부작용이 증가하면서 독립 생존모델 찾기에 나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벤처들은 기관투자가보다는 개인투자가의 자금을 선호하면서 친척이나 동료 교수 등 지인을 통한 증자를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또 벤처컨설팅회사를 통해 개인투자가의 자금을 유치해 달라는 의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구비 마련을 위해 중간 연구산물을 판매하는 벤처도 급증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벤처캐피털 투자유치만으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연구과정 동안 안정적인 자금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수익기반을 마련하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인공장기를 비롯한 조직공학을 하고 있는 R사는 최근 연구 중간산물을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공급하는 별도 법인을 만들고 연구자금 확보에 나섰다. 이 회사는 이달초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1억원 규모에 판매하는 등 수익기반을 다져 내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료용구로 제품을 신청하는 것은 물론 임상실험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멤스기술을 이용해 플라스틱마이크로칩을 개발한 디지털바이오테크놀러지(대표 장준근 http://www.digital-bio.com)는 최근 지인을 중심으로 2차 증자를 실시했다. 디지털바이오는 외부 벤처캐피털로부터 경영 및 연구 과정에 대한 간섭을 피하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 기업을 정착시키고 직원 모두가 주인인 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벤처컨설팅업체 인큐비아의 한 컨설턴트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바이오벤처들이 올초와 다르게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는 것보다는 기능성식품 판매활로나 지인투자자 관계에 대해 의뢰하는 경우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기술력을 갖춘 신생바이오벤처들이 특히 벤처캐피털 투자를 멀리하고 제약이나 대기업 등 비교적 경영간섭이 적은 투자가를 물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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