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耳順)을 넘어선 나이에 다시 벤처로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통신부문에서 익힌 모든 기술과 경험을 살려 차세대 음성데이터통합(VoIP)서비스 모델을 대중화하는 데 남은 열정을 모두 쏟을 생각입니다.”
실버문화가 확산되고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고령화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나이 지긋한 사업가를 본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더구나 벤처라는 직종에, VoIP라는 차세대 통신서비스산업을 도전영역으로 택해 젊은이처럼 뛰어든 케이링크 양동유 사장(63)을 만난 것은 커다란 희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6년간 통신서비스분야에서 외곬으로 뛰어왔습니다. 그 여정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용한 전화서비스, 나아가 개인맞춤형의 다양한 통신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것이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새로운 시장임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케이링크는 최근 한국 내에서 미국전화를 가입받고 역으로 미국에서는 한국 전화번호를 제공해 이를 인터넷으로 연결함으로써 사용자는 국제전화를 쓰더라도 양국의 시내전화요금만 내게 하는 획기적인 사업을 본격 상용화했다. 원래 미국의 인터넷통신업체인 i링크가 개발한 통신서비스 모델로 케이링크는 한국을 비롯한 인도·동남아·동북아시아 전체지역 사업권을 쥔 사업자로 뛰고 있으며 그 진두지휘를 양 사장이 도맡고 있다.
“일단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사무소 개설이나 직원파견이 힘들 경우, 한국에 미국전화번호를 설치해 고객상담 및 텔레마케팅을 실시하면서 현지업무처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서비스 특성을 앞세워 우선 기업시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다음 콘퍼런스콜, 원넘버서비스 등 V링크서비스로 개인용시장을 공략할 방침입니다.”
케이링크는 최근 일본에 현지법인인 케이링크재팬을 설립해 일본에서도 미국과 한국 전화번호가입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어 중국 및 동남아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전세계 전화가 하나로 묶이는 것이 우리의 최종 비전입니다. 그 비전이 실현되면 전세계 전화간의 물리적 거리문제는 완전히 없어지며 지역·국가의 경계도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케이링크라는 벤처가 뛰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 탁구와 당구에 심취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정기적인 등산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는 양 사장은 인생의 황혼기에 젊은 사람도 뛰어들기 힘든 통신벤처라는 등산로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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