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한 네트워크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해외 네트워크장비 생산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은 비교적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시스코시스템스와 루슨트테크놀로지, 노텔네트웍스, 알카텔 등 세계적인 네트워크장비 생산업체들이 IT경기 침체로 인해 대대적인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에나와 ONI시스템스·ECI·리버스톤·컴웍스·맥데이터·라드웨어·패킷티어 등 90년대 후반 이후 창업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10여개의 해외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이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
이는 시스코와 루슨트, 노텔 등 선발업체들이 성장률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후발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은 아직까지 성장잠재력이 충분해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는데다 한국 네트워크장비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올들어 한국시장에 직접 진출한 해외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은 MAN솔루션과 광전송장비, 트래픽분산솔루션, 무선랜 등 신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장비 시장의 공략에 주력하면서 사업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통신에 광전송장비를 공급한 경험이 있는 미국 시에나는 올 초 국내지사를 설립, 한국 광전송장비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ECI텔레콤도 올 초 국내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광전송장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ONI시스템스는 지난 4월 한국법인을 설립해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 한국통신 등을 대상으로 DWDM장비 공급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 알라디안과 제트파이어 등도 국내지사를 마련하고 한국시장 진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해 중반 케이블트론에서 분사된 네트워크장비 전문업체인 리버스톤네트웍스는 지난 7월 한국법인을 설립했으며 지난해 스리콤의 통신네트워크사업부문에서 분사한 컴웍스는 지난 4월 한국에 지사를 설립,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시장 진출을 추진해온 미국의 광스위치 생산업체 맥데이터는 지난 4월 한국지사를 마련했으며 이스라엘의 네트워크 솔루션업체인 라드웨어는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네트워크 트래픽 분산장비 공급에 들어갔다.
독일의 WDM장비업체인 아드바도 올들어 국내지사를 설립했으며 트래픽 로드밸런스장비 공급업체인 미국 패킷티어도 최근 국내지사를 마련,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광전송장비 생산업체인 룩스엔(LuxN)은 이달 초 네트워크통합 전문업체인 케이디씨정보통신과 업무제휴를 맺고 국내 광전송장비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일본의 무선랜업체인 메루코는 지난 4월 효성데이터시스템즈와 총판계약을 맺고 국내 제품공급에 나서는 등 일본 네트워크장비 생산업체들의 국내시장 직접 진출을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편 올해 국내시장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해외 네트워크장비 업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업체로는 MAN장비 공급업체인 리버스톤이 꼽히고 있다.
리버스톤은 한국시장 직접 진출 첫해인 올해 시스코 등 선발업체를 제치고 한국통신과 데이콤·하나로통신·파워콤 등 대형 통신사업자에게 잇달아 MAN장비를 공급, 국내 네트워크장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 국내시장에서 200억원 이상의 매출실적을 기대하고 있는 리버스톤은 앞으로 MAN솔루션 시장에서 확보한 입지를 바탕으로 MPLS장비 및 임베디드 VPN 제품군의 공급에 나서는 등 신규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비약적인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리버스톤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비교적 무난히 국내시장 진입에 성공한 업체로는 ONI시스템스와 라드웨어, 패킷티어를 들 수 있다.
ONI는 하반기에는 수주물량 확보에 실패,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올 상반기에만 한국통신과 1, 2차에 걸쳐 60억원 규모의 광전송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해 국내시장 진입기반을 마련했다.
또 라드웨어와 패킷티어는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네트워크 트래픽 분산 솔루션시장에 진출, 활발한 신제품 출시와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으로 국내 통신사업자와 기업들로부터 관심을 모으며 국내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이같은 해외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의 잇단 국내시장 진출과 신규 업체의 약진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네트워크장비 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초고속인터넷 산업의 급성장 등으로 국내 네트워크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여전히 높게 평가되면서 해외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의 한국시장 진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규 업체의 증가로 인한 선후발업체간 치열한 시장경쟁은 다양한 네트워크 장비 및 솔루션을 국내에 공급하는 계기로 작용해 네트워크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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