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대덕 IT 포럼>지상중계-`글로벌경쟁시대` 전략

 전자신문과 대덕IT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대전 소프트웨어지원센가 후원하는 제1회 대덕IT포럼(회장 오길록 전자통신연구원장)이 지난 6일 대전 호텔롯데대덕 크리스탈볼룸에서 ‘글로벌 경쟁시대의 IT 벤처기업 성장 전략과 과제’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관련 대기업·대학, 인큐베이팅 및 마케팅 전문가 등이 참석해 현행 대덕밸리가 안고 있는 장·단점과 글로벌 스타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 전략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참석자=박태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술평가센터장, 이경석 엔포트 사장, 이종인 테크노로직 사장, 이택구 대전시 기업지원과장, 이현근 LG전자 벤처팀장, 이홍규 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송낙경 KTB인큐베이팅 사장(가나다순)

 △사회=이기식 대덕IT포럼 부회장(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전문 연구위원)

 △장소=대전 호텔롯데대덕 크리스탈볼룸

 

 ◇사회(이기식 대덕IT포럼 부회장)=최근 국민의정부가 벤처 정책을 핵심적으로 펼치고 있는 가운데 대덕밸리가 제2의 실리콘밸리를 겨냥하며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주제 토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그동안 대덕밸리 성장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는 대덕밸리의 장·단점에 대해 파악해 봅시다.

 ◇이택구(대전시 기업지원과장)=IMF 이후 ‘대기업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대기업의 퇴출로 무색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벤처 지원 정책으로 대기업의 자리를 벤처기업이 채워주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벤처 거품론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정부의 벤처정책이 붐을 일으키는 데 폭발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벤처 급증은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일부에서는 대덕밸리에서 코스닥에 등록한 업체가 5개에 불과해 너무나 적지 않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성적표를 현재의 코스닥 등록과 기업 매출액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전국 대도시 가운데 대덕밸리의 수출 총액은 아직 다른 도시에 비해 못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연간 수출 증가율은 전국 2위로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대덕밸리는 양적인 성장 외에도 다양한 부문에서 상을 휩쓸면서 질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현재의 성적표보다는 미래의 가능성과 성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송낙경(KTB인큐베이팅 사장)=대덕밸리 업체들이 시장성을 갖춘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방이라는 지역성을 극복하고 여러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덕밸리에서는 최근 들어 사회 여러 차원에서 네트워크 구축이 시도되고 있으며 지금도 시도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덕밸리 성장의 키워드는 마케팅에 달려 있습니다. 기술력이 사업으로 인정받고 마케팅 중심의 네트워크 형성이 시도된다면 대덕밸리가 갖고 있는 핸디캡은 충분히 극복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이현근(LG전자 벤처팀장)=대덕밸리가 지역성을 탈피할 수 있는 돌파구 중의 하나는 자사의 테크놀로지를 학회나 페이퍼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입니다.

 이는 외부에서도 대덕의 기술력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대기업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로 대기업은 벤처에 많은 지분을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됩니다. 다만 대기업의 기술력을 보완해주는 차원에서 벤처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대덕밸리 벤처가 대기업과 파트너를 이뤄 사업을 진행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파트너십입니다. 파트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맞춰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게 바로 비즈니스에서 말하는 ‘기브 앤드 테이크’로 이해될 수도 있습니다.

 벤처인 가운데 기부행위와 투자행위를 간혹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부와 투자는 전혀 다릅니다. 대기업이 벤처에 투자를 한다면 벤처 역시 뭔가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분야 기술에 대한 평판을 지속할 수 있을 때, 신용도를 유지할 수 있을 때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은 분명히 오래 갈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벤처가 이같은 핵심 기술적 역량을 가지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마케팅과 홍보는 반드시 따라올 것입니다.

 ◇박태웅(전자통신연 기술평가센터장)=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타깃 마케팅이 선행돼야 합니다.

 업체의 시장성은 시장 존재 여부와 비즈니스 모델 존재, 타임 투 마켓 매니지먼트팀, 테크놀로지 순으로 귀결됩니다.

 비즈니스 플랜을 잘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벤처가 제품 개발하랴, 마케팅 하랴 여력이 없기 때문에 비즈니스 플랜 작성에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대전에 비즈니스 플랜 업체가 적다는 것도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홍규(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산·학·연·관이 유기적으로 잘 연결된 곳이 대덕밸리라고 생각합니다.하지만 이같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과연 이들 대학교와 연구기관의 벤처 지원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지는 짚어볼 문제입니다.

 실리콘밸리는 인포멀한 커뮤니케이션이 계속 일어나며 이를 지원할 수많은 인프라가 구축돼 있습니다. 대덕밸리가 갖고 있는 취약점은 분명 업체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들 벤처와 지원기관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가는 대덕밸리의 문제입니다. 정부의 현재 외형 위주의 성장 정책으로는 분명 좋은 성과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대덕밸리의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여러 주체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대표적으로 대덕의 취약점은 벤처캐피털이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캐피털의 경우 현장에서 직접 경영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벤처캐피털에 뛰어드는 미국 시장과는 전혀 다른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업체의 속성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캐피털에서 일하게 된다면 아무리 잘 만든 비즈니스 플랜이라도 바로 휴지통에 들어가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사람을 보고 인재를 뽑습니다.

 결국 비즈니스쪽에서 한가지 교훈은 수익성 없는 기술력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기술력을 갖고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경영으로 돈을 버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술력이 곧 돈을 버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틀린 것입니다.

 글로벌 마켓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도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이를 생각하지 않고 기술력만 주장한다면 수익성 있는 벤처는 결코 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경영에 대한 노하우를 어떻게 갖느냐 여부도 주요 관건입니다.

 대덕밸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비즈니스 생태계를 잘 만들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산·학·연·관 밸류 공유가 안될 경우에는 대덕밸리 성장은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택구=최근 모 기관의 조사에서 대덕밸리의 문제점으로 자금 조달이 가장 어렵다는 이야기가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얼마전 시에서 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적지 않은 자금이죠. 이같은 투자 재원도 최근 잇따른 국내외 시장 경직과 대덕밸리 벤처인들의 과다한 투자 배수 요구 때문에 사실상 대덕밸리에 지원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업체들의 투자 유치를 위한 설명회나 기법에도 문제가 많습니다. 많은 엔지니어 출신 벤처들이 기술력만 강조하다 보니 시장성은 제쳐두는 것이 현실입니다. IR를 위한 비즈니스 플랜 작성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최근 정통부에서 소프트웨어 타운 조성을 추진중에 있는데 IT의 중심지로 대전이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고 봅니다.

 산자부 과제로 진행중인 RF지원센터나 마이크로로봇개발지원센터 등을 정부가 선정하면 대전시는 내년부터 IT분야 업체들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 벤처에 대한 직접적 지원보다는 간적접 지원으로 전환해 테크노마트 등 기술거래의 장 등을 보다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정리=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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