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대 제조업체 호스텍글로벌(대표 박재천)이 호스팅서비스전문업체 인터넷제국(대표 여찬기)을 인수하자, 인터넷제국 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호스텍글로벌 이사회가 합병비율을 1대 0으로 결정하면서 인터넷제국 주식이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으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합병 결정에 대해 호스텍글로벌측은 “안건회계법인을 통해 인터넷제국을 평가한 결과 부채비율이 200%대로 자기자본잠식 상태이며 자산가치와 본질가치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났다”며 “주요 주주인 드림디스커버리와 KTB 등 투자사들에게 추가로 유상증자 참여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독자적인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 합병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인터넷제국 합병으로 호스텍의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주식을 1대0 비율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 합병비율로만 따지면 인터넷제국은 자체 회생이 불능한 기업이 된다. 즉 인터넷제국이 단독법인으로의 운영이 어려워 호스텍이 흡수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과 달리 인터넷제국의 주주들은 인터넷제국에 대한 가치산정방식에 크게 문제가 있으며 주주들에게 사전협의가 전혀 없어 이번 합병 결정은 번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주사인 드림디스커버리와 KTB는 인터넷제국에 대한 평가작업을 진행하는 사실을 전혀 통보받은 바 없으며 합병 결정이 내려지기 3일 전인 23일에야 평가 결과를 알려왔다고 밝혔다. 또 합병과 관련해 호스텍과 사전협의가 전혀 없었다며 이는 명백한 계약 위반에 해당해 드림과 KTB는 공동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인터넷제국의 소액주주들도 강한 반발과 함께 공동대응 준비에 들어갔다. 한 소액주주는 “인터넷제국이 이달 들어 월 매출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내년에는 안정된 기반을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호스텍글로벌은 합병을 위해 악의적으로 인터넷제국을 회생가능성 없는 완전한 부실덩어리로 저평가해 버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호스텍글로벌측은 이번 인터넷제국 합병은 소액주주에게 통보할 의무가 없는 ‘소규모 합병’ 결의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적인 하자는 없으며 지분율을 따져서 인터넷제국 주주총회 때 이번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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