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전쟁/숀P 맥카시 지음/ 이종인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
‘가장 훌륭한 전쟁은 싸우기 전에 승리하는 것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위대한 전술가 손자는 “적과 아군의 실정을 잘 비교 검토한 후 승산이 있을 때 싸운다면 백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말했다. 그의 전술을 집대성한 ‘손자병법’은 나폴레옹이 항상 손에 들고 다닐 만큼 인구에 회자됐다.
적자 생존의 원칙이 철저하게 적용되는 디지털 경제체제는 흔히 ‘총성없는 전쟁’에 비유된다. 이른바 ‘닷컴전쟁’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 비법은 없는가.
이 책은 인터넷 기업들이 살벌한 ‘e비즈니스 전장’에서 구사할 수 있는 일련의 전술과 전략을 담은 일종의 ‘병법서’다. 닷컴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전쟁으로 규정짓고 손자병법에 제시된 각종 전략과 전술을 재구성한 저자의 기지가 돋보이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은 인터넷 관련 서적으로는 드물게 e비즈니스 세계의 복잡 미묘한 내부 구조와 경쟁적 성격을 읽을 수 있는 분석틀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복잡한 실제 사례를 손자의 전술 이론에 대입하고 하나의 지형도를 그려내는 혜안을 소개한다.
저자는 특히 이 책에서 손자가 강조한 ‘지피지기 원칙’을 최대한 견지하려고 노력한다. 예컨대 경쟁사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경영전략을 미리 간파해야 하고 이를 대적할 전술을 세워야 한다는 것. 또 소속회사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장기적인 목표 아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적절한 사전 계획과 치밀한 연구 못지않게 리더십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수장의 자질에 따라 전투의 승패는 절반 이상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원들은 항상 자신들의 리더가 이 공간에서 경쟁할 능력이 있는지 알고자 노력한다”며 “오늘날 리더는 혁신의 의지에 불을 붙이고 핵심 신기술을 재빨리 도입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또 전쟁을 좋아하지 않았던 손자의 철학이 잘 녹아있다.
저자는 불필요한 전투를 피하는 법, 윈윈 상황을 만들어내는 법, 글로벌 연결관계를 활용하는 법 등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저자는 “때때로 승리의 핵심은 공격하기보다는 기다리는 것에 있다”며 적절한 타이밍을 잘 잡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터넷을 비즈니스 무기로 활용하면서 가장 확실한 전술과 예리한 전략적 통찰로 닷컴전투의 승리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꼭 한번 읽어볼 만하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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