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그동안 증시의 큰 관심사로 부각돼온 정부의 정보보호업체 심사통과가 발표된 26일 전반적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업체는 물론 지정업체들의 주가까지 하락, 이러한 증시격언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보안대표주격인 안철수연구소와 시큐어소프트가 이번 심사통과 소식에도 불구, 주가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정보보호 전문업체 지정 관련 재료가 반영되기 시작해 실제 발표가 나자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정보보호 전문업체 신청 19개사 중 한국정보공학, 이니텍 등 7개사가 1차로 탈락했으며 이날 퓨쳐시스템 등 3개 업체가 추가로 탈락했다.
이에 따라 퓨쳐시스템의 주가는 11.67% 하락, 하한가에 근접했다. 퓨쳐시스템은 2대 주주로 있는 A3시큐리티와 에스큐브가 정보보호 전문업체로 지정됐지만 그동안 3개 업체 모두 통과할 것이란 기대감이 무너지며 주가가 급락했다.
2차 심사까지 통과한 시큐어소프트 주가가 6.16% 하락했으며 안철수연구소도 0.50% 내렸다.
시큐어소프트의 경우 그동안 가장 유력한 지정업체로 거론돼 왔다는 점이 이날 주가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던 만큼 이러한 기대감이 주가에도 가장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시큐어소프트의 주가는 지난 16일 1만2400원에서 23일 현재 1만4600원으로 상승했다.
이날 주가가 약보합을 기록한 안철수연구소는 지난 13일 기관의무보유확약기간이 만료돼 물량 소화과정에서 주가가 오르지 못했던 부분이 다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폭이 작을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정보보호 전문업체로 지정된 안철수연구소와 시큐어소프트의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독자적인 시장 형성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컨설팅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점과 관련 솔루션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향후 수익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정보보호 전문업체 지정과 관련한 수혜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수요처가 될 정보통신기반 시설의 수, 컨설팅 가격 등 아직 확인해야 할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180여개 정도의 기반시설이 지정돼 초기시장 규모는 300억∼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본격적인 보안업체들의 수주는 내년 2분기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기반시설이 내년 1분기까지 대부분 지정될 예정이어서 2분기부터는 취약점 분석 등 본격적인 컨설팅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는 기반시설 수 등 변수들을 확인해 가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형성 초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큰 폭의 수익성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그러나 내년부터는 고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컨설팅 시장이 형성되고 관련 솔루션 매출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보안시장은 전체적으로 확대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지정업체뿐만 아니라 보안업체 전반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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