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종류는 너무나도 다양하다. 텍스트에서부터 사진이나 영상물에 이르기까지 형태는 물론이고 각종 데이터베이스 자료에서부터 금융·증권·뉴스 등의 정보나 음악·출판물·영화·게임·교육 등 내용으로 들어가면 그 종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는 그만큼 인터넷기업들이 손을 댈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콘텐츠를 디지털화하기만 하면 곧바로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인터넷기업들은 아직도 뭘 해야 좋을지 몰라서 헤매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콘텐츠는 많지만 수익으로 연결되는 콘텐츠는 적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또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콘텐츠는 사회적인 문제나 환경 때문에 접근하기가 곤란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성인물과 사행성 짙은 게임물이다.
특히 성인물의 경우는 언제든지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콘텐츠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정상적인 업체들은 주변의 시선과 이미지 관리 및 정부의 제재 등을 의식해 선뜻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또 설혹 서비스를 도입하더라도 상당히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실정이다.
실제로 코리아닷컴의 경우 ‘팬트하우스’ 콘텐츠를 서비스하고는 있지만 노출 수위나 내용 면에서 너무 많은 부분을 삭제하거나 재구성하는 바람에 대중에게 알려진 ‘팬트하우스’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수준의 콘텐츠가 돼버려 네티즌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또 한국통신하이텔도 미국 플레이보이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플레이보이 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정부의 법적 제재나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우려해 스스로 많은 부분을 자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한국통신하이텔의 플레이보이서비스가 코리아닷컴의 ‘팬트하우스’ 수준을 크게 넘어서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인터넷은 그 특성상 국내 네티즌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외국 사이트를 방문해 이용할 수 있다. 이미 상당수의 국내 네티즌들이 외국 성인 사이트를 방문했던 경험이 있거나 아직도 많은 네티즌들이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인터넷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정부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 등이 노골적인 성행위까지 보여주는 외국 사이트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못하면서 국내 기업들에만 이러니 저러니 간섭하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아직은 우리의 풍토상 무차별하게 성인물이 범람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또 아직 성인인증을 위한 확실한 방법이 나오지 않고 있어 청소년 보호와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미디어가 대중화되기까지는 성인물이 기여하는 공로가 크다는 점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VCR나 CD롬 드라이브가 그랬고 인터넷도 마찬가지라는 점은 재고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기업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수익을 올려야 하는 것이 생리다. 따라서 지금까지처럼 투자만 하고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콘텐츠는 외면하고 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다닐 수밖에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불과 몇년 전만해도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던 인터넷 시장이 최근과 같은 불황을 맞고 있는 것도 의외는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회적인 환경과 풍토를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콘텐츠만을 찾다보니 마땅히 잡을 만한 콘텐츠가 없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국내에서 개발되는 콘텐츠 종류가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몇몇 대표적인 분야로 편중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그러다보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입맛에 맞는 양질의 콘텐츠를 찾기가 어려워 구매가 줄어들고 이는 또 다시 기업들의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나 개선의지를 꺾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가 ‘국내 콘텐츠 산업 발전’과 ‘건전한 인터넷 문화 정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많은 고충을 겪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온라인 콘텐츠의 이중성 때문이다. 이는 국내 온라인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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