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최근 증시의 정보기술(IT)업체 CEO들이 경영부진 등을 이유로 자주 교체되면서 CEO 주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또 앞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실적부진과 전문 경영인 영입 등으로 현재의 CEO들이 교체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CEO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증시에선 오상수 새롬기술 사장의 사임이 단연 이슈였다. 지난 20일 장마감 후 오 사장이 “미국의 현지법인인 다이얼패드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이얼패드) 정상화를 위해 새롬기술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힘에 따라 다이얼패드 파산설로 고전중인 새롬기술의 주가에 오 사장의 사임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말들이 많았다.
이날 새롬기술의 주가는 크게 출렁거렸다. 먼저 오 사장이 자금난에 봉착한 다이얼패드의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며 오전장 한때 4% 이상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 “대표이사마저 떠나는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일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새롬기술의 주가는 오 사장 퇴임을 놓고 사자와 팔자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다 결국 전날보다 100원(0.87%) 오른 1만1650원으로 마감됐다.
전문가들도 오 사장의 사임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긍정론자들은 다이얼패드의 경영정상화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허도행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다이얼패드가 인터넷전화 사업의 전환점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자금난에 봉착했다”면서 “오 사장이 직접 ‘다이얼패드 살리기’에 나섬으로써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부정론자들은 오 사장이 다이얼패드의 정상화를 위한 자금마련 과정에서 새롬기술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이얼패드가 최근 2년동안 6700만달러를 소진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오 사장의 새롬기술 지분(8.6%) 매각은 불가피 할 것”이라며 “현재 여건에선 제3자 매각보다는 시장 매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새롬기술측은 이에 대해 “오 사장 지분이 시장에 출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새롬기술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오 사장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CEO의 퇴진만큼이나 영입문제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글과컴퓨터의 경우 지난 9월 전하진 전 사장이 퇴임한 이후 최승돈 상무이사가 CEO 업무를 대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회사를 진두지휘할 CEO를 영입하지 못하고 있다. 주가도 두달이 넘도록 3000원대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전기초자는 CEO 교체로 증권가로부터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 지난 7월 서두칠 전 사장이 퇴진하고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면서 보수적인 경영으로 실적악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도철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국전기초자는 CEO 교체로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졌다”며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김동준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벤처기업들이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CEO 교체가 잦아지고 있다”며 “주가는 갈수록 CEO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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