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인터넷 뱅킹이라는 말도 일상 용어화돼 가고 있고 그 이용자 수도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지만 각종 조회거래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 한다면 크게 자랑할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대부분의 조회거래가 잔액조회 거래고 통장에 의해 잔액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우리의 여건을 고려하면 거래량이 그렇게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단순조회 거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을 들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일반고객, 특히 인터넷이나 PC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적을 수밖에 없는 노·장년층이나 주부들이 이용하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실제 각 은행들의 인터넷 뱅킹 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너무 산만하다는 느낌과 함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잘 알 수 없을 뿐더러 특히 모뎀을 통한 접속의 경우에는 화면출력을 기다리는 것이 지루할 정도다.
인터넷 뱅킹이 주로 인터넷 세대를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인터넷을 일상에 활용하고 있는 사용자의 경우 한두 번 이용해 보면 바로 익숙해질 수 있으므로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일상적인 은행거래를 셀프 서비스화해 비용을 절감하자는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한다면 현재 은행들의 인터넷뱅킹시스템은 대상고객을 잘못 이해한 시스템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에 익숙지 못한 사용자의 기준에서 보면, 은행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다양한 정보제공에 중점을 둬 개발한 것으로 여겨진다. 어떤 경우에는 사용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은 채 오직 프로그램 작성의 편의성만을 중시했다는 감을 갖게 하기도 한다.
물론 인터넷뱅킹 시스템이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으로 개발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프로그램 작성상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영업점 창구의 일상거래는 물론 각종 공과금 납부나 지로청구서 납부까지도 인터넷뱅킹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하려면 누구나(심지어는 인터넷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까지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인터넷에 익숙지 못한 고객이 송금을 하기 위해 모처럼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은 했지만 다음 절차를 몰라서 뜻을 이루지 못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각 은행 인터넷뱅킹시스템이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인터넷뱅킹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고객에게는 돈이 없고, 돈이 있는 고객은 인터넷뱅킹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임태언 웹케시 상임고문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챗GPT 검색 개방…구글과 한판 승부
-
2
SKT, 에이닷 수익화 시동...새해 통역콜 제값 받는다
-
3
비트코인 11만달러 눈앞…트럼프 發 랠리에 20만달러 전망도
-
4
올해 하이브리드차 판매 '사상 최대'…전기차는 2년째 역성장
-
5
에이치엔에스하이텍 “ACF 사업 호조, 내년 매출 1000억 넘긴다”
-
6
갤럭시S25 '빅스비' 더 똑똑해진다…LLM 적용
-
7
테슬라, 3만 달러 저가형 전기차 첫 출시
-
8
“팰리세이드 740만원 할인”…車 12월 판매 총력전 돌입
-
9
정부전용 AI 플랫폼 개발…새해 1분기 사업자 선정
-
10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 회장 승진…HBM 신장비 출시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