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의료 장비를 이용해 개인과 의료기관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고 수익창출을 꾀했던 기업대개인간상거래(B2C EC) 방식의 사이버 헬스케어(의료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이 ‘헬스케어 상품’을 매개로 한 ‘네트워크형 기업간상거래(B2B) 모델’로 변화되고 있다.
특히 사이버 헬스케어 B2B 모델은 오프라인 생명보험 사업자들이 헬스케어 상품을 보험상품에 응용하려는 의도와 맞물려 시장확산 속도가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365홈케어·닥터포유·에임클럭·헬스OK 등 의료 B2C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당초 디지털 의료 장비를 고객에게 판매, 병원과 고객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e헬스케어 사업 모델을 ‘네트워크형 헬스케어 B2B 모델’로 수정하고 있다. 또 OK캐쉬백닷컴 내 헬스OK 사업을 벌이고 있는 SK(주)도 인터넷 헬스케어 상품을 매개로 한 신규 사업 추진을 확정하고 세부계획을 세우고 있다.
◇헬스케어 상품이 디지털의료장비 대체=의료 서비스 상품은 상담·진료예약·무료검진 등 의료 서비스를 상품으로 패키지화한 것을 의미한다.
현재 존재하는 의료 사이트들은 대부분 디지털 의료 장비를 매개로 한 B2C 형태로 장비를 판매하거나 고객과 의료기관을 연결해주는 중개 수수료가 수익모델이다. 그러나 이들은 첨단 디지털 의료 장비 시장이 기대만큼 빨리 성장하지 않고 있어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들이 당초 기대했던, 가정에서 직접 장비를 이용해 자가진단한 후 이 결과를 인터넷으로 전송하거나 영상을 통해 의사가 직접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는 방법은 ‘의료’라는 특수점과 장비가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시장 안착이 어려운 상태다.
4만여대의 자가 의료장비를 공급, 이를 매개로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365홈케어가 고객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나 ‘원격태아지료검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헬스OK가 이쪽 분야에서이렇다 할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있는 점이 단적인 예다.
◇의료 리스크를 줄이자=‘고객-보험사-서비스사업자-병원’이란 네트워크가 형성될 경우 보험사는 의료 사이트에서 의료상담이나 진단예약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의 보험 상품을 고객들에게 판매하게 된다. 보험사와 제휴한 의료사이트는 보험 가입자가 상담을 원할 때 각종 주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품에 따라선 제휴하고 있는 의료기관의 무료검진을 연결시켜 준다. 물론 여기서 발생하는 서비스료는 고객이 아닌 보험사가 책임지게 된다. 해당 보험에 가입함으로써 이미 비용이 지불된 셈이다.
이런 사업이 가능한 이유는 고객의 무사고가 수익에 직결되는 보험사들의 이해와 또 보험에 가입했지만 질병발생을 원치 않는 고객의 요구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3차 의료기관도 불필요한 의료 상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잡한 절차를 거친 병원 진료가 부담스러워 갈등하는 개인들은 사업자가 갖추고 있는 전문가(의사·간호사·영양사·운동처방사 등)들과 전화나 인터넷 상담을 통해 병원진단의 필요성 여부를 1차적으로 가름할 있다.
365홈케어는 상담을 통해 대장암·유방암의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고객 3명에게 정밀검진을 권유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한 사례가 있다.
‘고객-서비스사업자-약국’ 형태의 네트워크형 사업도 가능하다. 헬스OK가 운영하는 약사 커뮤니티가 대표적인 예. 여기서는 다이어트, 남성건강, 피부미용 등 식품이나 보조식품 성격이 강한 특정 분야를 테마별로 구성하고 있다. 약사들은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은 품목을 대상으로 공동구매를 할 수 있으며,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취득한 고객들을 커뮤니티 내 약사들로 안내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헬스OK의 수익은 약사들의 공동구매 대행 수수료나 자사브랜드(PB) 제품판매 마진에서 발생하며, 역시 소비자들은 무료다.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약국에 소개해준다는 점에서 네트워크형 모델이다.
365홈케어 주연훈 대표는 “아파서 병원에 가지만 특별한 질병이 아니어서 쓸데없는 비용을 낭비한 경우나 조기에 질병을 발견하지 못해 위험을 겪는 경우처럼 의료선택은 리스크가 크다”며 “사이버 헬스케어 시장은 이런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진단과 치료가 3차 의료기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산업을 선진국형으로 바꾸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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