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과 투자도 수위조절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국내기업들과 파트너관계를 맺거나 협상을 진행중인 중국기업 대부분은 첨단기술 이전과 현지화를 요구한다. WTO가입으로 한중간 경제협력이 강화될수록 중국은 더 많은 투자와 기술이전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특히 반도체나 3세대 이동통신과 같은 한국의 전략품목에 대한 기술이전에 목말라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5∼6년 기술격차를 보이는 중국에 핵심기술을 제외한 나머지 기술을 이전하더라도 중국은 단시일내에 기술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저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결국, 기술 퍼주기식 중국진출은 2∼3년내에 한국 IT산업의 목을 죄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중국이 몰려온다’라는 보고서는 10년내에 중국이 대부분의 주력산업에서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 백색가전은 한국을 넘어섰고(한국 5위·중국 1위), 디지털가전 및 첨단공작기계는 5년내 대등한 수준에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다고 국내기업들이 세계 IT산업의 유일한 돌파구로 부상한 중국시장을 외면하고 있을 수만도 없는 입장이다. 한국이 아니더라도 중국에 첨단기술을 이전할 제 2, 3의 국가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의 선택을 재촉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기업들이 머뭇거리며 투자시기를 놓친다면 앞으로 중국과 동반자적 경쟁관계가 아닌 적대적 관계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기술이전의 수위를 조절하고 적절한 투자시기를 찾는 것이 중국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 전문가들은 “10년전부터 전자·자동차 등 주력 제조산업의 설비를 동남아로 옮기면서도 미래사업 발굴에는 실패한 일본기업들의 교훈을 한번쯤 되새겨볼 시점”이라고 충고한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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