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PC업체와 전자상가의 조립PC 업체들이 최근 펜티엄4 PC의 주력 기종을 다양화하고 있다. 불과 2주전까지만 해도 너나 할 것 없이 1.5㎓ CPU를 탑재한 모델을 주력으로 삼았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특히 지금까지는 주력제품이 하위 기종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이번에는 펜티엄4 1.5㎓에서 펜티엄4 1.4㎓로 낮아지는 다운 그레이드 현상이 일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일부 업체는 그동안 펜티엄4 기종에 밀려 관심밖이었던 셀러론 기종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배경=중소 PC업체와 전자상가의 조립PC 업체들이 펜티엄4 1.5㎓급 기종에서 하위기종 또는 상위기종으로 주력제품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은 CPU 공급부족 현상 때문이다. 국내 PC업체와 소비자들은 펜티엄4 CPU의 경우 유독 1.5㎓만 선호하는 기형적인 수요형태를 보여온 상황에서 최근 펜티엄4 CPU 공급물량이 달리면서 1.5㎓ CPU가격이 다른 기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상승한 것이다.
실제로 5일 현재 펜티엄4 423소켓형 1.5㎓ CPU의 시중가격은 22만5000∼23만원이지만 이보다 한등급 낮은 1.4㎓는 6만5000원 가량 싼 16만5000원선이며 한등급 높은 1.6㎓는 23만5000원선으로 가격차가 1만원 미만이다. 1.5㎓ CPU가격이 이상과열로 높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현황=이에 따라 중소 PC업체들은 대기업과의 가격경쟁을 피하면서 CPU를 확보하기가 다소 수월한 펜티엄4 1.4㎓ 또는 1.6㎓·1.7㎓급으로 주력모델을 변경하고 있다.
현주컴퓨터는 사옥이전을 기념한다는 취지로 셀러론 1㎓와 펜티엄4 1.4㎓·1.5㎓ CPU 탑재 모델에 대해 감사세일을 시작했으며 현대멀티캡은 지난달 중순부터 펜티엄4 1.7㎓급 본체와 무선PDA, 15인치 LCD모니터를 합친 패키지 모델을 139만9000원에 내놓아 주력 제품을 다변화했다. 또 주연테크는 17인치 모니터와 프린터 등을 합친 1.6㎓급 패키지 모델을 139만원에 내놓아 1.6㎓ 모델에 집중하고 있다.
브랜드 PC 업체들은 펜티엄4 1.4㎓ 또는 1.6㎓·1.7㎓ 모델로 다양화하고 있지만 조립PC 업체들은 그나마도 물량공급이 여의치 않고 가격상승세가 계속됨에 따라 1.4㎓ 이하의 모델 판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들은 셀러론 1㎓ 이하의 기종을 비롯해 펜티엄Ⅲ 1㎓, 펜티엄4 1.3㎓·1.4㎓ 등으로 브랜드PC의 가격공세를 피하고 있다.
◇전망=인텔 대리점 관계자들은 이달 한달 정도는 CPU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PC업체들은 시장 상황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한 모델에만 주력하던 관행을 지양하고 다양한 모델을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조립PC 업체들은 날로 심해지는 브랜드PC 업체들의 가격공세에 대응, 가격마찰이 적은 구형 기종이나 최신 고급형 기종 판매에 집중하는 양극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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