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후지쯔, `포괄적 제휴` 추진

 미·일 정보기술(IT) 산업계를 대표하는 IBM과 후지쯔가 포괄적 제휴를 추진한다.

 18일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는 연내 최종합의를 목표로 기업의 정보시스템용 소프트웨어의 공동개발과 이용, 고성능컴퓨터 핵심 기술의 공유 등을 놓고 교섭을 중이다.

 양사는 IT 불황이 심화하는 가운데 유망 시장인 기업용 시스템 분야에서 개발 부담을 분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 지금까지의 대립 관계를 풀고 협력 관계로의 전환을 모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IBM의 새뮤얼 펄미사노 사장 겸 COO와 후지쯔의 아키쿠사 나오유키 사장은 이미 지난달 하순 일본 도쿄에서 만나 포괄 제휴 교섭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현재 두 회사는 사장을 중심으로 하는 제휴 검토 팀을 발족시키고 컴퓨터, 소프트웨어, 통신, 전자부품 등 IT 전반에 걸쳐 협상을 벌이고 있다.

 IBM과 후지쯔의 이번 교섭은 기업 정보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자원의 공동 이용이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등 기간 소프트웨어의 공동개발이 핵심이다.

 정보시스템시장은 경기 침체로 PC 등 하드웨어 제품의 성장 둔화속에서도 강세를 보여, 일본의 경우 올해 10조엔을 돌파하며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과 미국도 호조다.

 IBM과 후지쯔가 정보시스템용 소프트웨어의 공동 이용과 개발에 나서면 300억엔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양사는 또 하드웨어 부문에서 IBM이 PC서버로 불리는 고성능 컴퓨터의 핵심 기술을 후지쯔에 제공하는 한편 후지쯔는 네트워크 기기를 IBM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전자부품에서도 연간 수백억엔 규모의 상호공급을 협의중이다.

 IBM과 후지쯔는 1970년대부터 대형 범용기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왔고, 특히 82년부터 15년간은 소프트웨어 저작권 문제로 법적 다툼까지 벌이는 등 대립해 왔다. 이런 양사가 숙적의 앙금을 씻어내고 제휴에 나선 것은 모든 기술·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시대가 끝나고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자간의 연합의 불가피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보시스템 관련으로는 현재 일본과 미국의 주요 업체간에 제휴 관계가 복잡하게 형성돼 있다. 서버 상위기종에서는 후지쯔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IBM은 히타치제작소와, NEC는 HP와 각각 제휴하고 있다. 후지쯔와 IBM 제휴가 성사되면 이같은 업계의 구도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