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성 과학기술인력 채용목표제

 전국 국공립대학 이공계 교수와 정부 출연연구소 연구원의 일부를 여성과학기술인력에게 할당하는 이른바 채용쿼터제가 내년부터 실시된다.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고용을 촉진하고 여성의 과학기술 분야 진출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여성 과학기술인력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홀대받던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이번 조치는 정책의 가닥을 제대로 잡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본다.

 이번에 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 여성 과학기술인력 채용목표제 추진안’의 주요 골자는 강제적인 규정을 만들어서라도 우수한 여성 과학기술인력 고용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채용목표제를 우선 적용하는 25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의 경우 내년부터 신규채용 연구원의 일정 비율(2003년까지 10%, 2010년까지 20%)을 여성으로 채용해야 한다. 지난 9년간 이공계 학문을 전공한 여성 과학인력이 평균 3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채용 실적은 극히 미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조치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지난 91년 전체 여성 학사 학위자의 36.4%(6만3816명)에 불과하던 이공계 전공자가 지난해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그 비중도 47.1%로 높아졌다. 석사 학위 취득자도 지난 91년 전체 여성 석사 학위 취득자의 11.4%에서 지난해에는 14.3%(2141명)로 증가했으며, 박사 학위 취득자도 63명에서 지난해에는 209명으로 3.3배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개 정부 출연연 연구원 5340명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6.9%(366명)에 불과할 정도다. 이런 상황은 대학도 마찬가지다. 전국에 산재한 4년제 이공계 교수 1만9228명 가운데 여성 교수는 1149명(6%)에 불과할 정도로 고급 여성 과학인력의 활용이 극히 미미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그동안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채용이 거부되는 등 홀대받던 여성 우수 과학기술인력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물론 목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주무부처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 같다.

 특히 채용목표를 달성하는 연구기관의 경우 정부가 시행하는 국책연구과제 선정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여성 과학기술인의 연구역량 강화가 주목적인 유망 여성 과학자 경쟁력 강화지원사업과 여자대학교 연구기반 확충사업도 주목되는 사업이다. 여학생의 과학기술 분야 진출을 유도하고, 여성 과학기술인력 양성과 활용 기반 조성을 위해 시행하는 와이즈(WISE:Women Into Science and Engineering) 프로그램도 호응이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출연연 평가시 여성 과학기술인력 채용실적을 반영하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여성 과학기술인력 채용 계획 및 실적을 매년 보고토록 하는 등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채용을 적극 독려해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여성 채용목표제가 도입됨에 따라 여성 연구인력이 그동안의 홀대에서 벗어나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여성 과학기술인력이 국가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차제에 미국의 ‘과학기술기회균등법’과 같은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법을 서둘러 제정, 과학기술 분야에 여성 진출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우수 여성 과학기술인력의 적극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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